[런 다운] 무서운 야신, 진짜 밤잠 설친 이유는 ‘쪽지’

  • 입력 2009년 7월 27일 08시 30분


“오더 쓰느라”…선감독에 쪽지 건네 깨알같은 글씨로 투수기용 짜여있어

‘야신’ 김성근 감독은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와 화끈한 팬서비스를 했다.

이스턴리그 사령탑을 맡은 SK 김성근 감독은 2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앞서 “오더를 쓰느라 전날 밤 잠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동주를 1번타자, 이대호를 2번타자로 기용하는 ‘깜짝 오더’를 발표했다. 둘의 몸무게를 합치면 200kg을 넘어 ‘역대 최중량 테이블세터’라는 우스갯소리가 터져나왔다. 지난해 이대호를 1번타자로 기용한 데 이어 2년 연속 팬서비스용 라인업을 짜냈다.

그러나 김 감독이 실제로 “밤잠을 설쳤다”고 믿을 만한 증거는 따로 있었다. 바로 이날 이스턴리그 투수코치를 맡은 삼성 선동열 감독에게 건넨 쪽지였다.

쪽지 속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투수 기용 계획이 짜여져 있었다. 투수마다 출장일지를 뒤졌고, 전반기 막바지 투구수와 나이까지 감안한 계획이 치밀하게 그려져 있었다.

올스타전에서 투수교체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대개 이닝이 교대될 때 이뤄지지만 이날 이스턴리그 투수들은 1.1이닝 혹은 1.2이닝을 던진 뒤 교체됐다. 선 감독은 김 감독이 내민 쪽지에 쓰인 대로 투수교체를 실행한 것이었다. 무서운 ‘야신’이다.

광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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