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8월 9일까지 울산 ‘텅텅’

  • 입력 2009년 7월 27일 06시 51분


현대重-자동차 집단휴가… 50만명 떠날듯

울산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철 공동화 현상’이 시작됐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현대미포조선 등 대기업들이 25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일제히 여름휴가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학원과 식당, 병원 등도 이 기간에 대부분 문을 닫는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으로 통하는 도로는 휴가기간에 차량 통행이 뜸하고 근로자가 많이 사는 동구와 북구 아파트단지 주차장도 텅 비게 된다.

올해 여름휴가를 가장 길게 보내는 곳은 현대중공업(임직원 2만9000명). 이 회사는 25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총 16일이 여름휴가 기간이다. 창사 이래 가장 길었던 지난해(12일간)보다 4일 더 많다.

이 회사의 올해 여름휴가가 16일이나 된 것은 지난해 노사가 단체협상에서 합의한 내용 때문. 지난해까지는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면 다음 월요일에 쉬는 ‘중복휴일제’를 실시했지만 올해부터는 이를 여름휴가 때 몰아쉬는 4일간의 ‘집중휴가제’로 바꿨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9일(5일간 정기휴가에 앞뒤 토, 일요일)이던 여름휴가가 올해는 집중휴가에 노조 창립기념일(28일)과 토, 일요일 휴무까지 포함돼 총 16일이 됐다. 울산 지역 1000여 개의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도 이 기간에 휴가를 실시한다.

또 현대자동차(임직원 2만8000명)와 현대미포조선(〃 4000여 명)은 다음 달 1일부터 9일간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업체는 공장을 놀리지 못하는 업종 특성상 집단휴가는 못하지만 대다수 직원이 8월 첫 주에 여름휴가를 갈 예정이다.

울산지방경찰청은 25일부터 다음 달 초순까지 여름휴가를 갖는 울산시민은 전체(110만 명)의 70%인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이 가운데 50만 명은 휴가를 보내기 위해 울산을 벗어날 것으로 보고 빈집털이 예방을 위해 아파트와 주택가 등지의 순찰을 강화하는 등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울산 북구에서 학원을 경영하는 이모 씨(48)는 “원생 대부분이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 직원의 자녀이기 때문에 현대차 여름휴가 일정에 맞춰 우리도 휴가를 갖는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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