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26일에도 병력 3000여 명을 공장 안팎에 배치하고 헬기를 동원해 최루액을 뿌렸다. 노조원들도 새총을 쏘며 대응했지만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는 않았다. 대신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에 노조원 4명이 농성장을 빠져나왔다. 이에 앞서 25일 노사 간 협상이 사측 불참으로 결렬되자 민주노총은 경기 평택역에서 집회를 가진 뒤 죽봉(竹棒)과 쇠파이프를 들고 투석전을 벌였다. 노조도 차체 공장 방화를 시도하는 등 ‘쌍용차 사태’가 폭력적으로 변질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25일 오후 3시 20분부터 평택역에서 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와 금속노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등 5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쌍용차 문제 정부 해결 촉구 노동자 범국민대회를 가졌다.
오후 5시경 집회가 끝난 뒤 시위대 1000여 명은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1km 떨어진 동삭동 삼익사이버아파트 앞까지 진출해 공권력 철수와 정리해고 철회, 공적자금 투입을 요구하며 경찰과 맞붙었다. 시위대는 인도 보도블록 수천 개를 깨뜨려 경찰을 향해 던졌고, 경찰은 살수차로 대응했다. 시위대는 죽봉과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에 맞서다 오후 10시 40분경 해산했다. 공장 안에 있던 노조원들도 이날 오후 6시 반경 경찰과 대치 중 도장공장과 차체공장 사이에서 이스타나, 렉스턴 등 완성된 차량 5대를 불태웠다. 오후 10시경에는 로디우스 차체 공장 천장에서 환풍구를 통해 화염병을 던지는 방법으로 방화를 시도했으나 사측 직원들이 진화했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