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치욕… 박태환 자유형 400m 예선 탈락

  • 입력 2009년 7월 2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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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보이’ 박태환(단국대)이 26일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남자 400m 예선 10조 경기에서 3분46초04로 3위에 머문 뒤 허탈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박태환은 예선 12위로 8명이 오르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로마=연합뉴스
‘마린 보이’ 박태환(단국대)이 26일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남자 400m 예선 10조 경기에서 3분46초04로 3위에 머문 뒤 허탈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박태환은 예선 12위로 8명이 오르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로마=연합뉴스
외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탈락 최대 이변”
전문가들 “대표팀-전담팀 이중생활에 문제”

“예선 탈락이라고?”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이 26일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남자 400m 10조 예선에서 3분46초04로 조 3위에 그쳐 예선 12위로 8강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하자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딸 때 세운 아시아 기록(3분41초86)에 훨씬 못 미쳤다.

외신도 박태환의 예선 탈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DPA통신은 “오늘 가장 큰 이변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이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박태환이 추락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태환은 전혀 우승을 노리는 선수 같아 보이지 않았다”고 타전했다. AFP통신은 “박태환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야외 수영장 징크스의 희생양이 됐다”고 했다.

박태환의 부진은 SK 전담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이중생활’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말 후원사인 SK의 도움을 받아 전담팀을 꾸렸다. 하지만 전담팀에 ‘진짜’ 수영 전문가는 없었다. 한 수영 관계자는 “박태환을 좋아하는 사람만 있었지 그를 이끌 전문가는 없었던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 보니 전담팀은 박태환에게 끌려다녔고 이는 훈련 부실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박태환은 올해 미국 전지훈련을 두 차례 다녀왔는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차 전지훈련 때인 5월 말 출전한 재닛 에번스 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52초54를 기록해 자신의 최고 기록에 10초 이상 뒤졌다. 박태환이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도전하려면 당시 자신의 최고 기록에 근접해야 했다.

노민상 대표팀 감독은 6월 초 박태환이 돌아왔을 때 “시간이 얼마 없어 큰일”이라며 훈련 부족을 인정했다. 박태환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도움을 줬던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도대체 박태환을 어떻게 훈련시켰기에 이런 결과를 낳았는지 모르겠다”며 SK 전담팀에 불만을 터뜨렸다. 송 박사는 “박태환이 이번 실패를 계기로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배웠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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