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민국!… 우리는 귀신잡는 ‘형제 해병’

  • 입력 2009년 7월 27일 02시 57분


해병대에 동반 입대한 임대한(왼쪽) 민국 쌍둥이 형제가 귀신 잡는 해병의 전통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해병대
해병대에 동반 입대한 임대한(왼쪽) 민국 쌍둥이 형제가 귀신 잡는 해병의 전통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해병대
쌍둥이 임대한-민국 씨 동반입대
힘든 훈련 이겨내며 형제애 나눠

‘대한’과 ‘민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쌍둥이 형제가 해병대에 동반 입대했다. 지난달 22일 해병 1096기로 입대한 임대한(19), 민국 씨(19) 형제는 현재 5주차 훈련을 받고 있다.

형인 대한 씨는 4월 해병대에 지원했다가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체력 단련과 면접 준비를 거쳐 재도전했으며 이를 지켜보던 민국 씨도 함께 지원해 동시에 합격했다. 이 형제가 해병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20여 년째 일반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이후 해병대원들의 강인한 모습과 활약상에 매료돼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쌍둥이 형제의 작은할아버지는 육군 사단장을 지냈고, 작은아버지는 공사 출신으로 조종사로 근무하다가 2년 전 대령으로 예편해 현재 민간 항공사 기장으로 일하고 있다.

고교를 제외하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같은 학교를 다닌 이들은 힘든 훈련을 받으면서도 밀린 빨래를 대신 해주는 등 신병 생활을 서로 돌봐주면서 형제애를 나누고 있다고 부대 측은 전했다. 1분 간격으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외모가 닮은 데다 체격도 비슷해 동료나 교관들이 형과 동생을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형인 대한 씨는 “둘 다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빡빡한 훈련 일정 속에서도 간간이 형을 챙겨주는 동생을 볼 때면 든든하다”고 말했고, 동생 민국 씨는 “형과 함께 선택한 해병대 신병으로 모든 훈련을 수료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멋진 해병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의 교육을 맡고 있는 해병대 교육훈련단 교관인 강남일 중사는 “형제 해병으로서 우애를 과시하는 한편 동료들을 솔선수범해 돕는다”고 전했다. 해병대 신병훈련은 총 6주간 유격과 기초공수, 상륙기습훈련, 한국형 상륙장갑차 탑승훈련, 각개전투 등으로 진행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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