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겼던 선박 수주 서서히 순풍

  • 입력 2009년 7월 27일 02시 57분


성동조선 원유선 2척 또 수주… 전체 신규 수주량은 中에 밀려

경제위기로 급감했던 국내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5월 수주량이 ‘제로(0)’에 그쳤던 국내 조선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신규 선박을 수주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유럽의 한 해운사로부터 15만8000DWT(재화중량톤수·선박에 실을 수 있는 총화물의 중량)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이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수주는 규모와 선박가격 면에서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해 의미가 있다”며 “특수선과 해양플랜트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추가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16일에도 그리스 선사로부터 15만8000DWT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해 이달에만 4척의 계약을 이끌어 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23일에서야 올해 첫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해양경찰청에 인도할 해경 경비함 5척을 1499억 원에 계약했다. 회사 측은 “일반 상선이 아닌 특수선이지만 올해 첫 선박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도 지난달 유럽 선사로부터 5만400DWT급 탱커 최대 8척(4척은 시황에 따라 추가 발주되는 옵션물량)을 3억4000만 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선박 수주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은 세계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조선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조선해양 전문 분석기관인 클라크슨에 따르면 올 6월 세계 조선업체의 수주량은 작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190만 DWT(12척)에 이르렀다. 작년 같은 기간 1550DWT(229척)와 비교하면 시장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발주가 한 척도 없었던 5월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신규 수주량에서 한국 업체들이 중국에 밀리는 등 중국 조선업체들의 도전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1∼6월) 중국 조선업체의 신규 수주량은 160만 DWT로 한국보다 60만 DWT 많았다. 중국 업체들은 1월부터 5월 말까지 신규 수주량이 30만 DWT에 그쳤지만 6월 들어 160만 DWT의 선박을 수주해 한국을 앞질렀다. 남아 있는 작업량을 나타내는 수주잔량도 DWT 기준으로 중국이 한국보다 많다. 하지만 선박별 종류를 감안한 CGT(표준화물환산톤수) 기준으로는 아직 한국이 1.6%포인트 앞서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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