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봉의 돈되는 부동산]오르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 입력 2009년 7월 27일 02시 57분


부동산도 족보가 있다. 오르는 부동산과 오르지 않는 부동산은 형태와 경사도, 위치, 도시계획과 개발계획에 의해 맨땅 위에 선이 그어질 때부터 정해진다. 땅은 도로망과 지목이라는 용도계획이 세워지면서부터, 아파트는 가구수와 부대시설이 결정되는 사업승인 시점부터 서열이 매겨진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를 수 있는 요소를 언제 갖추게 되는지는 예측과 조사가 필요하다.

오르는 부동산은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가지고 사방이 탁 트인 지역의 용도가 확실한 부동산이다. 헬리콥터를 타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드넓은 평지에 물줄기가 가로지르는 곳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된다. 이때부터 차별화된 부동산이 탄생한다. 인구가 모이면 땅값이 올라가고 상권이 몰리면 부동산 가격의 상승속도가 빨라진다.

개발방향은 길이 뚫리면서 정해진다.

서울 강남의 시작은 1968년 2월 경부고속도로가 착공된 때다.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으로 고속도로가 방향을 잡으면서 도로를 따라 ‘말죽거리 대박사(史)’가 시작됐다. 통일이 되면 세계의 큰 도시들과 이어지는 북한 부동산의 가격이 오를 것이다.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있거나 조망권이 탁월하거나, 필요한 인프라를 인근에 둔 부동산이 가격이 오른다. 이런 요소를 지닌 대표적인 부동산은 신도시라 불리는 택지개발지역의 부동산들이다.

신도시를 만들 때 한국토지공사나 도시개발공사는 땅을 수용하고 교통망과 도시계획을 세운 다음 용도와 규모를 정해 토지를 공급한다. 이때 부동산의 첫 번째 운명이 정해진다. 상업용지, 근린생활용지, 아파트용지 등으로 나눠진 원료 상태의 땅은 추첨과 입찰 등을 통해 주인을 만난다. 그리고 1년쯤 지나면 해당 구청과 시청에 건축물의 인허가신청 도면이 들어온다. 이때가 부동산의 두 번째 팔자, 바로 족보가 형성되는 때다.

선수는 토공 등으로부터 토지공급안내 카탈로그를 받거나 건축사무소 혹은 관공서에서 완성된 건축도면을 볼 때 부동산의 기능과 완공 후 모습을 예감하고 행복한 전율을 느낀다. 이 순간 “너는 앞으로 이렇게 살아갈 것 같구나” 하는 부동산의 팔자가 정해지는 것이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아무리 훌륭한 부동산이라도 그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인연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때’와 ‘생각’ 그리고 ‘상상력’과 ‘능력’에 따라서 부동산은 진짜 주인을 만나게 된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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