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세 “원소스 멀티유스로 만화산업 키워야”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7분


이현세 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국내 만화산업이 발전하려면 만화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이를 드라마 영화 게임 등에 접목해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만화가 이현세 씨(사진)는 24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개인 화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국내 만화산업은 글로벌 전략을 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만화 콘텐츠를 ‘원 소스 멀티 유스’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만화가 원작인 게임이 해외에 진출해 인기를 끌고, 그 뒤 만화를 수출해 독자를 끌어들이고, 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해외에 방영하는 식이다.

그는 만화작가들이 만화로만 수익을 내려는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를 비판했다. 그는 “우물(국내 만화시장)이 너무 좁다”며 “앞으로는 만화작가뿐 아니라 만화를 여러 매체와 접목하는 ‘기획자’와 이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장사꾼’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씨의 최고 인기작 ‘공포의 외인구단’(1982년)은 올 5월 드라마 ‘2009 외인구단’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드라마는 한 자릿수대 시청률을 보이며 조기 종영했다.

그는 “27년 전 외인구단의 가치관을 지금의 가치관으로 재편입하는 데 실패했다”며 “제작사의 어려움으로 실제 야구경기 장면이 많이 나가지 못해, 야구 드라마인지 멜로 드라마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성공한 허영만 씨의 ‘식객’에 대해서는 “음식을 소재로 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과거 도제식 교육을 받던 때에 비해 요즘 학생들은 네트워크도 넓고 정보량도 많다”며 “그러나 지구력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씨는 9월부터 격투기 선수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를 포털사이트와 스포츠신문에 연재한다.

만화영상진흥원은 부천국제만화축제 등을 주최한 부천만화정보센터가 전신이다. 이 씨는 27일 취임식을 갖는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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