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칼을 뽑아들었다… 왜?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7분


22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사냥용 칼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선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트위터 동영상 화면 캡처
22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사냥용 칼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선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트위터 동영상 화면 캡처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州 예산절감 비디오 메시지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근육질 액션배우 출신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정부의 예산 절감 아이디어를 전하는 비디오 메시지에서 실제 길이 60cm가량의 칼을 들고 나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2일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트위터 계정에 올려진 이 비디오 메시지는 주정부 소유의 차량을 이베이와 크레이그스리스트 경매를 통해 팔아 예산 절감에 기여해 보자는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에 감사한다는 내용을 전하기 위한 것.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집무실 책상 앞에 앉아 보기에도 섬뜩한 사냥용 칼을 오른손에 쥔 채 감탄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매우 탁월한 아이디어를 냈다. 주정부 예산을 절감할 혁신적 방안”이라며 아이디어를 낸 공무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260억 달러(약 32조4000억 원) 규모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캘리포니아 주는 교육, 복지, 교도소 등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추진 중이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한 회의에서 “예산 삭감이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칼을 휘둘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비디오 메시지에서 칼을 들고 나온 것도 예산 ‘칼질’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방침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주정부 소유의 차량 경매는 8월 말 실시될 예정이며 주정부 소유 차량 4만 대 중 15%가량이 팔리게 되면 24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런 매클리어 주지사 대변인은 “칼은 주지사의 친구가 보내온 선물로 22일 주지사에게 전달됐다. 주지사는 주정부 소유 차량 경매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27초가량의 이 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수 12만을 돌파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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