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기록 통해 그려본 셰익스피어의 일생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7분


◇빌 브라이슨의 셰익스피어 순례/빌 브라이슨 지음·황의방 옮김/224쪽·1만2000원·까치

셰익스피어(1564∼1616)는 대략 100만 단어에 이르는 문건을 남겼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상세한 묘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의 용모에 대한 첫 묘사는 영국의 골동품 연구가 존 오브리(1626∼1697)가 쓴 ‘그는 미남형이다.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언제나 유쾌하고 매끄러운 재치를 지닌 사람이었다’는 문장이다. 오브리는 셰익스피어가 죽은 지 10년 뒤에 태어났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줄줄 꿰고 있는 이들도 정작 그에 대해서는 모른다. 저자는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의 기록을 바탕으로 셰익스피어의 모습에 접근하려고 했다.

그의 청년기 초기와 관련해 확인된 사실은 1582년 11월 하순 결혼 허가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1592년, 1598년, 1603년, 1608년의 서류에 그가 배우로 기록돼 있는 것을 근거로 그가 다른 작가들보다 자신의 연극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의 작품 ‘한여름 밤의 꿈’에는 심각한 흉년이 언급돼 있다. 영국은 1594년과 1595년에 흉년이 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유모는 11년 전 지진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1580년 런던에는 큰 지진이 났다. 작품의 정확한 집필 연도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사망하기 한 달 전인 1616년 3월 유언장을 수정한다. 아마 죽음을 예감한 듯하다.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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