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죄송” vs 하토야마 “대청소”

  • 입력 2009년 7월 24일 03시 00분


日총선 사령탑 행보 대조… 자민, 3대 지지단체 이탈 조짐에 비상

다음 달 30일 총선을 향해 진군을 시작한 일본 여야 사령탑의 선거운동 양태가 대조적이다. 자민당 총재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다는 점을 의식해 연방 머리를 숙이며 ‘죄송’을 되뇌는 반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일본 대청소론’을 주창하고 있다.

아소 총리는 22일 열린 지방조직 간사장-정책조정회장단 회의에서 “당을 결속시키지 못하고 저의 일련의 말실수가 지방선거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그는 중의원 해산 당일인 21일에도 당 공식회의와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죄송하다”고 사죄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당 간부들에게 “총선 공약에는 국민의 분노를 달랠 수 있도록 ‘자민당도 반성하고 있다. 바뀌겠다. 바꾸겠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22일 전국 선거책임자 회의에서 “드디어 일본을 대청소할 시기가 왔다”며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실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기가 떨어져 지원유세 요청을 거의 받지 못하는 아소 총리와 달리 날마다 전국 곳곳을 누비며 지원유세를 펼치는 등 의욕적인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한편 자민당은 전통적으로 조직 표를 몰아주고 선거자금을 대주는 3대 우군이었던 의사회 건설협회 농업협동조합중앙회를 필두로 지지단체들이 이탈 조짐을 보여 비상이 걸렸다. 예전에는 ‘무조건 자민당’을 외쳤던 이들 단체의 지방조직 중 ‘회원 자율투표’를 결의하거나 심지어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는 곳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 현재 자민당은 3대 지지단체가 흔들리면 전국의 조직 표가 일거에 달아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아소 총리가 만사를 제쳐놓고 ‘단체 순방’ 강행군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22일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농협을 방문한 데 이어 23일엔 상공인연맹과 전국은행협회 자동차공업회 등 12개 단체를 돌며 “이번 선거에서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총리가 선거운동 기간에 유세현장이 아닌 단체 순방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경단련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대책에는 지속성이 중요하다. 자민당이 선거에 이겨 경제정책을 계속 펼 수 있도록 지도편달을 바란다”고 몸을 낮췄다.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경단련 회장은 “이번 총선은 일본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다. 일치단결해 정책 중심으로 열심히 해 달라”고만 했을 뿐 자민당 지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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