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고현정과의 베드신 뒤에는…”

  • 입력 2009년 7월 23일 15시 14분


“고현정과 재회, 소원 풀었다.”

배우 김태우(38)가 동갑내기 여배우 고현정과의 연기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22일 오후 서울 대치동 복합문화공간 크링(kring) 내 크링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시사회 이후 가진 관객과의 만남에서 작품을 하고 싶었던 배우로 고현정을 꼽았다.

김태우는 “전작 ‘해변의 여인’을 함께 찍었지만 고현정과 직접 붙는 신은 대부분 김승우였기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나이도 같아 친구로 지내고 있던 터에 이번 작품으로 재회해 반갑고 편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각각 구경남(김태우)과 고순(고현정) 역을 맡은 두 사람은 격렬한 키스신과 베드신 연기를 소화하며 원나잇 불륜을 저지른다.

김태우는 고현정과의 베드신 중 가장 압권은 배우 하정우였다는 뜻밖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하정우는 고순의 동네 조각가로 특별 출연해 두 사람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고순의 남편 노화가에게 알리는 연기를 했다.

김태우는 “불륜이 벌어지고 있는 침대로 다가오는 하정우의 혼신을 다한 얼굴 연기가 압권이었는데 아쉽게도 뒷모습만 카메라에 잡혔다”면서 “분노와 코믹이 묘하게 엉킨 하정우의 신들린 표정 연기에 웃음이 터질 뻔 했다”고 밝혔다.

또 “강의실 밖에서 담배 한 두대를 피며 사람들을 릴레이로 상대하는 신에서는 수 시간 동안 담배 두 갑을 연속으로 태워 촬영이 끝난 후 구역질과 어지러움에 누워 있어야 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1억 남짓의 제작비와 스태프 13명만으로 촬영한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노개런티로 주연 출연한 김태우는 고현정, 하정우, 유준상, 엄지원 등 유명 배우들이 노개런티 뜻을 함께한 것에 대해 “홍상수만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촬영 당일 아침에 대본을 쓰는 걸로 유명한 홍 감독에게 짜여진 콘티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애드립으로 대충 치는 듯한 대사의 토시 하나 억양 하나까지도 철저하고 지독하게 잡고가는 분”이라며 “전화통화 신은 상대 배우와 실제로 통화하며 연기하게 하는 것도 그 분만의 특징”이라고 연출 스타일을 설명했다.

김태우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해변의 여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까지 세 편의 작품을 홍감독과 함께 해 ‘생활의 발견’, ‘극장전’, 신작 ‘하하하’ 주연을 맡은 김상경과 더불어 홍감독의 페르소나로 꼽히고 있다.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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