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힘보다 컨트롤…손민한을 닮아라”

  • 입력 2009년 7월 23일 08시 00분


김경문 감독 ‘영건들 위한 조언’

“젊은 투수들은 손민한을 닮아야 한다.”

22일 잠실구장. 두산 김경문 감독이 롯데 손민한(34)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민한은 5월 7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8경기에 등판해 5승(2패)을 거뒀다. 21일 운명의 잠실 경기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는 역투를 보였다. 그러나 손민한은 이날 정상 몸 컨디션이 아니었다. 1회에도 선두타자 고영민에게 중월홈런포를 맞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삼진은 1개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3회와 4회 타자들을 삼자범퇴 시키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인 건 제구력 덕분이었다.

○힘보다는 컨트롤이 우선

김경문 감독은 2-14라는 스코어로 대패했지만 전날 경기에 대해 “손민한이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이 꼽은 손민한의 장점은 컨트롤. 실제 손민한은 팔색조 변화구를 구사하는 국내 몇 안 되는 투수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컨트롤된 포심·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 포크(스플리터), 슬라이더 등 구종이 다양해 맞춰 잡는 피칭이 가능하다. 로이스터 감독이 손민한을 두고 “한국의 그렉 매덕스 같은 선수”라고 극찬할 정도다.김 감독은 “투수는 타자와의 싸움에서 밀고 당기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손민한의 볼배합은 탁월하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아웃을 잡아내는 것도 제구가 잘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힘으로만 던지려고 하고 스피드만 빠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투수라면 가장 먼저 제구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볼 던진 후 전광판을 보지 마라

김 감독의 일침은 비단 두산 투수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올해 각 구단에서 투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젊은 선수들이 대거 마운드를 장악했다. 그러나 제구력보다는 직구 스피드에 의존한 투수들이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한화 선발 유원상은 시속 140km 후반대 구속을 자랑하지만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구질과 제구력 난조로 시즌 방어율 5.89를 기록 중이다. 김혁민(7.67) 역시 팀이 8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은 선발진 방어율을 기록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KIA 마무리 한기주는 150km의 빠른 볼을 가지고 있지만 4사구를 남발하며 번번이 ‘불쇼’를 선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한 이유 중 하나로 투수들의 부진이 꼽힌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은 공을 던진 후 전광판을 보지 말아야 한다”며 “마운드 위에서는 스피드에 신경 쓸 일이 아니라 볼 하나하나에 정신을 집중해 타자와 싸워 이기려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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