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때아닌 벌떼-잠자리떼와의 전쟁

  • 입력 2009년 7월 23일 06시 01분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계절감각 상실
강원도내 주택가-고속도로 곳곳 기승

강원도에서 잠자리와 벌이 때 아닌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곤충은 예년에는 8월부터 추석 전후까지 출몰했으나 최근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계절 감각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동 및 중앙고속도로를 비롯해 강원도내 주요 도로에는 잠자리떼가 마구잡이로 차에 날아들고 유리창에 부딪쳐 죽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곤충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로변에 나타나는 잠자리는 대부분 된장잠자리로 매년 4월 적도 지방에서 유입돼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인적이 드문 벌판에서 주로 발견돼 왔다. 그러나 올해는 출몰 시기가 앞당겨진 데다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달 18일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 김모 씨(42·강원 춘천시)는 “유리창에 잠자리가 많이 부딪쳐 운전에 지장이 많았다”며 “죽은 잠자리의 핏자국과 몸통 일부가 유리창에 남아 세차를 해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광수 한국잠자리연구소장은 “잠자리의 개체수를 입증할 자료는 없지만 잠자리가 활동하기에 적합한 고온다습한 기온이 계속되면서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운전 시 잠자리떼가 나타나면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원도 119구조대에는 벌집을 제거해 달라는 시민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 26분경 전모 씨(37·여·강원 태백시 황지동)의 신고를 받고 모 빌라에 있던 벌집을 제거하는 등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벌집 제거를 위해 총 127회, 하루 평균 6회나 출동했다. 이 가운데 71건(56%)이 주택이고 음식점 및 점포 14건, 사업장 13건, 숙박시설 9건, 학교 5건 등이다. 지역별로는 원주가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춘천 20건, 영월 17건, 태백, 홍천, 철원 순이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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