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서울컬렉션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 입력 2009년 7월 23일 03시 16분


서울패션위크 조직위 혁신
시장중심 패션쇼 성공하길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컬렉션을 주관하는 서울패션위크 조직위원회 원대연 위원장(한국패션협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말문을 열었습니다.

“국내 패션쇼인 서울컬렉션을 보면서 늘 ‘이 행사는 도대체 왜 하는 거지?’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는 궁극적으로 비즈니스를 추구해야 하는데, 국내 디자이너들은 도대체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더란 말입니다. 서울컬렉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관(官)도 연례행사처럼 별 생각 없이 돈을 쓰는 것 같고요. 국내 패션산업을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컬렉션부터 뜯어고치려 합니다.”

서울컬렉션은 2000년 10월부터 매년 봄가을 열려 지금까지 18회가 진행됐습니다. 서울시가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연 50억 원의 세금을 지원하면서 시작한 거죠. 하지만 늘 삐걱거렸습니다. 서울패션아티스트협회(SFAA), 뉴웨이브인서울(NWS),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KFDA) 등 각 디자이너 회원 단체들이 참가와 불참을 반복해 ‘절름발이’ 패션쇼가 되곤 했거든요. 각 단체가 제각각 내거는 요구를 서울시가 들어주지 않자 단체들은 서울컬렉션을 뛰쳐나가 별도로 패션쇼를 했습니다. 주 관람객도 학생, 고객, 연예인들이고 바이어는 많지 않았습니다. 중견 디자이너들이 진입 장벽을 높게 했다는 비난도 들렸습니다.

서울패션위크 조직위는 최근 열심히 뛰어다니며 올 10월 열리는 ‘2009 추계 서울컬렉션’에 다시 각 단체의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시장과 바이어 중심의 비즈니스’를 지향하기 위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행사 때 디자이너들이 의무적으로 쇼룸을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없던 서울컬렉션 참가 디자이너 자격도 신설했습니다. ‘서울컬렉션 참가 1회 이상, 개인컬렉션 3회 이상, 자체 브랜드 10년 이상 운영’ 등의 요건입니다.

원 위원장은 “수출을 하지 않는 디자이너는 명성이 화려해도, 불만이 나오더라도 과감히 배제하겠다”고 했습니다. 내수 시장에 안주하며 기득권 챙기기에만 열을 올렸던 일부 국내 디자이너에게 일침이 되는 말입니다. 이제라도 힘을 합쳐 한국 패션의 위상을 높이려는 서울패션위크 조직위의 시도가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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