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죠]대한항공 이찬호-김현진 씨

  • 입력 2009년 7월 23일 03시 16분


남들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시작한 신입사원 생활이지만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생각에 두 사람의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21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만난 이찬호 씨(오른쪽)와 김현진 씨는 “열정과 진실된 모습을 보인다면 대한항공의 식구로 같이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훈구  기자
남들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시작한 신입사원 생활이지만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생각에 두 사람의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21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만난 이찬호 씨(오른쪽)와 김현진 씨는 “열정과 진실된 모습을 보인다면 대한항공의 식구로 같이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훈구 기자
“솔직 담백 자기소개서에 하늘길이 활짝 열렸어요”
면접서 ‘꼭 일하고 싶다’ 진심 전해
외국어 면접 위해 일본어도 달달
나만의 강점 차분하게 알렸죠

하늘에 대한 동경과 세계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매력 덕분에 대한항공은 언제나 대학생들의 주요 입사 선호기업으로 꼽힌다. 창립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대한항공에 탑승한 새내기 사원 이찬호 씨(29)와 김현진 씨(28·여). 그들은 대한항공의 ‘탑승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던 비결을 “꾸미지 않은 솔직함과 항공산업에 대한 열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 “나는 진실한 사람” 전달하라

두 사람은 “흔히 쉽게 쓰게 마련인 자기소개서가 합격을 결정짓는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항공업계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큰 틀에서 세부적인 항목을 작성했다”며 “화려하게 꾸민 자기소개서는 당장은 보기 좋을지 몰라도 채용과정에서 사실인지 아닌지가 금방 확인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여러 가지 장점을 다 담고 싶겠지만 꼭 어필하고 싶은 것만을 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를 미리 파악한 뒤 맞춤형으로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도 한 방법. 이 씨는 입사 전 대한항공 홈페이지와 신문기사를 통해 대한항공이 어떤 회사인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를 꼼꼼히 분석했다. 그는 “회사가 ‘친화력과 적극성을 갖춘 사람’을 원한다고 나름대로 판단하고 그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입사 전 다른 기업체에서 2년여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임원 면접에서는 “지원자 중 나이도 많은 편인데 이전 직장을 그만두고 지원한 이유가 뭐냐”는 ‘압박성’ 질문도 받았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담긴 내용처럼 ‘항공산업이 꼭 일해보고 싶은 분야이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며 “채용과정에서 ‘이 사람의 자기소개서에 담긴 내용이 거짓이 아니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이 합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 항공업체라는 특수성을 이해하라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이 씨가 판단한 자신의 최고 약점은 영어. 이 씨는 “토익점수가 840점 정도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실전 영어에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영어 면접 스터디를 오랫동안 진행했다”고 했다. 그는 항공업체라는 특수성에 맞춰 영어 면접을 준비할 것을 조언했다. 실제로 영어 면접에서 이 씨에게 돌아온 질문은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 관광지를 추천한다면 어디를 추천하겠느냐”는 것이었다.

김 씨와 같은 어문계열 지원자들은 영어 면접 외에도 제2외국어 면접을 거쳐야 한다.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일본어 토론 스터디를 4년 가까이 진행해 일본어에 능통한 김 씨도 제2외국어 면접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면접에서는 단순 회화를 묻는 것이 아니라 ‘엔고 현상이 항공산업,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업계의 특수성을 반영한 질문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채용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토론 면접’. 8∼10명의 지원자가 모여 2명의 면접관과 함께 한 주제로 30분가량 토론을 진행하는 토론 면접은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절차다. 김 씨는 “토론에서 지식을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 측은 “서비스업이라는 특성상 튀는 인재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잘 융화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인재를 선호한다”며 “두 사람 모두 자신이 가진 강점을 차분히 표현한 것이 합격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인사담당자 한마디

이찬호 씨는 면접 과정 내내 긍정적이고 차분한 성격으로 “항공업계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마인드와 임기응변 능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채용과정 전반에 걸쳐 최선을 다해 본인이 목표한 바를 이루려고 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김현진 씨는 적극적이며 열정적인 태도로 면접관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토론 면접에서도 자신감 있는 태도로 토론에 임하면서도 쉽게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것도 가점 요인이었다.

■ 대한항공은 어떤 회사
작년 매출 10조2126억… 화물운송 세계 1위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를 표방하는 대한항공은 올해로 창사 40주년을 맞이한 국내 최대 국적항공사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총 124대의 항공기로 39개국 118개 도시에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 2164만 명의 승객과 162만 t의 화물을 수송했다. 화물 운송은 세계 항공업계 1위. 지난해 10조2126억 원의 매출을 냈다. 조종사 1900여 명, 일반직원 4500여 명 등 총 1만8600여 명의 직원이 세계 곳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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