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땐 관계개선 용의”

  • 입력 2009년 7월 23일 03시 16분


한미 외교회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의 휴양지 푸껫을 찾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2일 셰러턴 호텔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열기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 푸껫=연합뉴스
한미 외교회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의 휴양지 푸껫을 찾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2일 셰러턴 호텔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열기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 푸껫=연합뉴스
클린턴 공개 언급… “北-미얀마 군사협력 심각” 핵커넥션 제기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북한이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비핵화에 동의하면 미국과 파트너들은 각종 보상책과 북-미 관계개선 기회 등이 포함된 ‘(포괄적) 패키지’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클린턴 장관은 이날 푸껫 셰러턴 호텔에서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일본 중국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등 ‘사실상’ 5자 협의를 마친 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을 제외한 5자는 비핵화의 목적뿐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에도 공감하고 있다”며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으면 국제적인 고립과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오는 것만으로 보상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이 진정한 핵 폐기에 나서면 ‘포괄적 패키지’를 본격적으로 협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클린턴 장관과의 양자회담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과 차례로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 및 ‘포괄적 패키지’ 구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협의에서 참가국들은 포괄적 패키지의 방향을 협의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효율적으로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과 미얀마의 핵 커넥션 의혹도 미국에서 본격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21일 방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미얀마 간 군사협력에 대해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며 이를 매우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문제는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인근 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AP통신, 워싱턴포스트, 폭스뉴스 등 미 주요 언론에 “북-미얀마 간 핵 커넥션이 아직 입증된 건 아니다”는 전제하에 의심의 근거들을 제시했다. 우선 시리아 원자로건설 관련 북한 회사인 남천강무역 관계자들이 미얀마에서 일하고 있다. 남천강무역은 국무부가 지난달 “(핵 개발에 사용될) 알루미늄 튜브를 1990년대부터 구입하는 데 관련됐다”고 밝힌 회사다.

또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레이시아를 통해 미얀마에 자석측정장치 등을 불법 수출하려 한 북한인 1명과 일본인 2명을 체포했는데 여기엔 북한 군사프로그램 관련 회사가 개입돼 있다. 북한과 미얀마는 2007년에 외교관계를 복원했으며 지난해 11월 미얀마 군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군사협력에 관해 협의를 했다.

푸껫=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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