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시대’ 출범?

  • 입력 2009년 7월 23일 03시 16분


美-中 27, 28일 워싱턴서 전략 및 경제대화

부시때보다 진일보… 글로벌 현안 머리맞대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의 안보 및 경제현안 전반을 논의하는 전략 및 경제대화(S&ED)가 27, 28일 워싱턴에서 열린다. 회의의 형식은 미국을 대표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중국을 대표해서는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참여하는 2+2 형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진행되던 국무부 중심의 고위급대화(SD)와 재무부 중심의 전략경제대화(SED)를 통합 발전시킨 모습이다. 백악관은 21일 내놓은 자료에서 “양자와 지역, 글로벌 영역을 총망라해 여러 부분에 걸쳐 장·단기적인 전략과 경제적 이해관계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 협력을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중 양대 강국의 시대를 뜻하는 ‘G2’ 시대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서막(序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화려한 말잔치가 있을 뿐 실행능력은 없는 공허한 빈 수레가 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무엇을 논의하나?

이번 회의는 첫날 전체회의에서 외교·안보 및 경제문제를 관통하는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한 뒤 외교안보와 관련한 전략 및 경제분야로 나뉘어져 별도의 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미국이 생각하는 전체회의의 주요 현안은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양국의 협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발전지원에 대한 양자의 공동노력. 미국은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 1, 2위국(중국 24%, 미국 21%)인 두 나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세계 경제침체 회복방안과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문제가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 측은 수출주도의 무역정책에서 벗어나 내수진작을 통해 세계의 경제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중국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분야에서는 대화참여를 거부한 채 핵무장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이 주 의제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회의기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별 연설이 예정돼 있다. 또 중국 대표단은 상하 양원의원들과 별도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 G2 공식 발진?

이번 회의에서 다룰 문제가 양국 간 현안보다는 전 세계 차원의 주요 이슈 및 공동협력 방안이라는 ‘큰 틀’을 다루다 보니 세간에 회자되는 G2 시대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부시 전 대통령 당시 양국 간 전략경제대화를 발족시킬 때에 비해 중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훨씬 커졌다”며 “1년에 한 번 열리는 장관급 대화 이외에도 실무차원에서 워킹그룹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현안을 다뤄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와일더 연구원은 “양국의 관계가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 인도 등 파트너들을 대체하는 새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해소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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