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내 생필품 바닥”… 경찰 ‘D데이’ 저울질

  • 입력 2009년 7월 23일 03시 16분


경찰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불법 점거한 채 파업 중인 노조원들을 해산시키기 위한 ‘작전’을 펼칠 ‘D데이’는 언제일까.

쌍용차 안팎에서는 늦어도 열흘 안에는 경찰이 행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노조원들이 확보하고 있는 식량이나 식수 등이 떨어지는 시기에 전격적인 진압 작전을 펼쳐야 경찰이나 노조 양측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22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만난 한 고위간부도 “오늘 아침에 보니까 노조원들이 아직 생생하다”며 아직은 병력을 투입할 시기가 아니라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경찰과 사측이 파악한 도장공장 비축식량은 21일 현재 쌀 1만5380kg. 600명이 하루 360g씩 소비할 경우 69.9일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단수 및 생수 반입금지 조치가 이뤄진 이후 현장엔 500mL 생수 1만7000병 8500L가 남아 있는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점거 노조원들이 하루 2.5L씩 사용하면 5.7일이면 바닥날 양이다.

가스는 20kg들이 5개와 5kg들이 5개, 부탄가스(220g) 1000개 등 모두 425kg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취사용 등으로 하루 45kg을 사용한다면 9일 분량이다.

결국 경찰은 도장공장에 남아 있는 식량과 물, 가스 등 기본적인 생활필수품 물량을 토대로 늦어도 열흘 안에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조기 진압으로 공장을 정상화하라는 여론의 압박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은 “도장공장에서 생활필수품이 언제 떨어지느냐에 따라 병력 투입 시기를 가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경찰은 노조가 장악하고 있는 도장공장에는 새총 300개, 볼트 9만 개, 화염병 400개, 화염방사기 4대, 쇠파이프 1000개, 갈고리(삼지창) 30개 등이 비치돼 있다고 밝혔다. 또 합성수지 도료 1만 L, 시너 8400L, 휘발유 2만1000L, 경유 7만5500L 등 총 11만 L 이상의 인화물질도 함께 보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평택=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