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반기문 총장 서명 담아 ‘e메일 피싱’

  • 입력 2009년 7월 23일 03시 16분


“유엔 차원에서 당신이 사기당한 금액을 보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번역사 공모 씨(45·여)는 올해 1월 유엔 공문서식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사진과 서명이 담긴 영문 e메일을 보고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2003년 자신을 엄청난 부자라 소개한 한 나이지리아인으로부터 “미성년자인데 상속받을 수 있도록 후견인이 돼주면 유산 일부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e메일을 받고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3만 달러를 보냈다가 돈을 떼인 터였다. e메일에 나온 책임자에게 연락하자 송금수수료·운수비용 등 명목으로 2700만 원을 요구해왔고 공 씨는 기쁜 마음으로 돈을 보냈다. 하지만 공 씨는 며칠 뒤 자신이 똑같은 수법에 또 당했음을 알게 됐다.

영미권에서 악명을 떨친 ‘나이지리아 e메일 피싱 사기단’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3계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사칭해 유엔의 업무비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는 등 나이지리아발(發) e메일 피싱으로 8000여만 원을 챙긴 불법체류 외국인 강사 O 씨(31) 등 나이지리아인 2명을 구속하고 이를 도운 O 씨의 애인 임모 씨(25·여)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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