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 세계가 인정한 국산배트의 자존심

  • 입력 2009년 7월 22일 08시 38분


프로선수들 사이에서 도깨비 방망이 입소문 ‘맥스’인기에 日 제품들 10만원이상 값 내려

(주)맥스 공금석(47) 사장은 3대째 목재 가공 관련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아들까지 경영수업 중.

“프로야구 하는 나라에서 방망이 하나 못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에 시작했죠.” 열렬한 야구팬이던 공 사장이 야구방망이 제조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8년이다. 2년 만에 탄생한 국산 방망이.

품질은 자신 있었지만, 선수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걸핏하면 “손이 울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선입견 때문인가?’ 지쳐가던 공 사장은 꾀를 냈다. 자신이 만든 배트에 (주)맥스 로고를 지우고, 선수들에게 써보라고 했다. 결과는 대 만족이었다. 국산방망이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

한편으로는 자신감이 생겼고, 또 한편으로는 오기가 꿈틀거렸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2001년, 두산은 불방망이를 뽐내며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우승 주역이던 정수근(32), 홍성흔(32·이상 롯데), 심재학(37·히어로즈 2군타격코치), 타이론 우즈(40·주니치) 등이 (주)맥스 방망이를 썼다.

“맥스 배트는 도깨비 방망이”라는 소문이 선수들 사이에서 퍼졌다.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까지 있어, 구단입장에서도 금상첨화. 맥스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자, 30만원에 배트를 내놓던 일본 회사들도 15-20만원 수준으로 가격을 내렸다. 2004년에는 국제야구연맹(IBAF)으로부터 국제대회 사용승인도 받았다. 공 사장은 “어차피 야구가 좋아서 시작한 일, 유소년 야구 투자 등 야구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도 많이 하겠다”며 웃었다.

대전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 ㅣ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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