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별★말씀] 아픈만큼 더 자란 ‘악바리’ 박산다라

  • 입력 2009년 7월 22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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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요즘 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여성그룹 투애니원의 박산다라(사진)를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2004년 12월. 가수의 꿈을 안고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당시 YG에는 박한별과 구혜선이 있었고, 동갑내기였던 박산다라는 함께 다니며 이른바 ‘YG 얼짱 3인방’을 이뤘다. 셋은 YG 소속 가수들의 공연장이나 YG패밀리가 총출동하는 연말공연 ‘원 콘서트’ 등에 함께 다니며 가는 곳마다 귀여움을 받았다.

그 시절 박산다라는 박한별 구혜선 못지않은 깜찍한 외모를 지녀 데뷔하면 곧 인기를 얻을 것 같아 보였다. 특히 그녀는 ‘필리핀의 보아’라는 애칭으로 유명세를 타던 때였다.

그러나 그녀는 이후 필리핀 현지 회사와 남은 계약을 마치기 위해 2005년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5년이 흘러 박산다라를 다시 만났다. 앳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이제는 얼굴에서 간간히 스물여섯의 제 나이가 보이곤 한다. 그녀는 2007년 8월 한국에 다시 오기까지 필리핀에서 겪은 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현지에서 촬영한 ‘과감한’ 잡지 화보가 뒤늦게 화제가 됐고, 현지 남자 연예인들과의 스캔들 아닌 스캔들 때문에 일일히 해명을 해야 했다.

한국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다시 YG 연습생이 됐지만 귀여운 외모가 팀의 색깔과 맞지 않는다며 투애니원에서 빠질 위기도 겪었다. 박산다라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를 악물고 연습을 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준비가 늦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춤, 노래 연습에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양쪽 발목을 여러 번 다치기도 했다.

이런 그녀에 대해 YG의 수장 양현석은 한 인터뷰에서 “실력이 그만그만해서 데뷔는 절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발전이 놀라웠다. 투애니원 중 아마 가장 악바리일 것이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든 친구다”고 말했다.

이런 가정을 해본다. 만약 박산다라가 5년 전 필리핀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투애니원보다 먼저 데뷔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냥 국내에서 귀여운 이미지를 고수했다면, 박산다라의 발전은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투애니원의 일원으로 성공한 데는 필리핀에서의 마음고생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긴 어렵다. 그녀로선 지름길을 두고 멀리 돌아온 것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그런 속앓이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박산다라의 눈빛이 지금처럼 깊지는 못했을 것이다.

박산다라, 찬란한 미래가 있는 앞만 바라보기를!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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