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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40년’ 추억은 강물처럼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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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40년’ 추억은 강물처럼 흐르고…

입력 2009-07-22 02:55수정 2009-09-2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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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별밤지기’ 이문세, 박경림과 진행 축제 한마당

1990년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한 어린이는 장래희망이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별밤·오후 10시) DJ가 되는 것이었다. 매일 밤 DJ 이문세 씨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고 공개방송 현장을 꼬박꼬박 찾아갔다. 18년 뒤 이 어린이는 꿈을 이뤘다. 지금도 별밤을 진행하고 있는 박경림 씨의 이 이야기는 국내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별밤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1969년 3월 17일 오남열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된 별밤이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차인태 박원웅 조영남 이수만 서세원 이문세 옥주현 씨 등 지금까지 거쳐 간 DJ만 22명, PD는 100여 명에 이른다. 별밤은 15일부터 10회에 걸쳐 특집 ‘별밤, 그 40년의 기적’을 방송하고 있다. 20일에는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최장수 별밤 MC’ 이문세 씨가 박 씨와 함께 진행을 맡았다. 이날 서울 여의도 MBC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두 사람을 함께 만났다.

이 씨는 “프로그램이 아무리 뛰어나도 오래가기 어려운데 40년은 대단한 일”이라며 “한때 별밤 진행자로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박 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삼풍백화점 별밤 공개방송에 갔는데 사람이 몰려 취소된 적이 있다”면서 “당시 화가 났던 청취자가 백화점 창문에 돌을 던져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별밤에 얽힌 일화도 전했다.

박 씨는 TV보다 라디오가 음악 매체로서 영향력이 더 컸던 어린 시절도 뒤돌아봤다. 그는 “1990년대 초중반 ‘서태지와 아이들’이 신곡을 TV가 아니라 라디오로 처음 발표할 만큼 라디오가 셌다”며 “학교에서는 늘 전날 방송된 별밤이 화제였다”고 말했다.

두 MC는 청취자들의 성향도 조급해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사연을 적은 엽서를 보낸 뒤 일주일 넘게 기다리던 청취자는 찾아볼 수 없고, 요즘은 휴대전화 메시지로 사연을 보낸 뒤 몇 초 안에 전파를 타지 않으면 포기해 버린다고 한다. 별밤이 시작되는 오후 10시 무렵, 학원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며 휴대전화로 사연을 보내는 학부모 청취자가 부쩍 늘어난 것도 새로운 풍경이다.

이날 방송에는 이전에 별밤에 출연했던 스타들의 녹음된 음성도 나왔다. 김희선 씨는 별밤에 출연해 노래를 부른 적이 있고 심은하 씨는 별밤 창작극장에 게스트로 나왔다. 고(故) 김광석 서지원 최진실 씨의 음성도 나왔다. 최 씨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이 씨는 “순간 ‘내가 진실이 만난 지 꽤 오래됐구나’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살아 있다고) 착각했다”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방송이 끝나자 제작진과 MC 모두 서로를 껴안았다. 이날 스튜디오는 축제의 마당이 됐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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