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자금운용 담당자는 21일 “하반기는 자산 성장을 꾀하기보다 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며 “외형 확대를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금융위기 국면에서 6%대 고금리로 시중자금을 조달했던 은행들은 상반기 대출이자와 연동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급락한 탓에 대출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금리로 조달했던 잉여자금이 해소되면서 대출경쟁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통화채를 발행해 유동성이 다소 줄어든 데다 금융당국이 중소기업에 대한 의무대출 부담을 완화하고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고 나선 것도 대출경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 자금운용 담당자는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금융채 중 상당부분이 하반기에 만기를 맞는다”며 “이를 연장하지 않으면 은행들이 보유한 잉여자금을 줄여 고금리 대출경쟁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엇갈리는 경기회복 전망도 은행들의 공격적인 외형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신한은행 자금운용 담당자는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기에는 아직 경기회복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자금운용 포트폴리오를 소폭 조정하는 선에서 안정적인 운용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