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법정드라마 나오나

  • 입력 2009년 7월 22일 02시 55분


KBS2 ‘파트너’ 국민 배심원-치열한 공방 눈길

지난달 24일 첫 회를 방영한 KBS2 드라마 ‘파트너’(사진)의 제작진은 “진정한 법정드라마를 만들겠다”며 시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드라마에 도입하고, 경기 파주시에 661.16m²(200여 평) 규모의 법정 세트를 만들었다. 이 드라마는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도입해 새로운 법정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제도는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해 피고의 유무죄를 가리고 양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변호사와 검사는 법정 안에서 적극적으로 배심원을 설득한다.

‘파트너’ 3회에서 변호사인 강은호(김현주)와 이태조(이동욱)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 핏줄은 다르지만 10년간 가족으로 살아온 이복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오빠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배심원에게 논리적으로 호소하는 장면이 이어져 전문드라마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동안 ‘대한민국 변호사’ ‘변호사들’ 등 법정을 소재로 한 국내 드라마들은 법정 안보다 법정 밖 사건이 극의 중심을 이루는 사례가 많았다. 주인공을 법조계 인물로 내세우긴 했지만 법정 공방보다 남녀간 사랑이나 음모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파트너’는 거의 매회 새로운 사건과 이를 둘러싼 검찰과 변호사 간의 갈등, 배심원에 대한 호소 등으로 치열한 법정 공방을 담아내고 있다. 남녀간 애정이나 불륜이 나오긴 하지만 이는 극의 일부일 뿐이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미국에서 법정 드라마가 의학 드라마와 함께 전문 드라마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 법정 드라마가 지지부진했던 것은 현실의 법 제도에도 원인이 있다”며 “국민참여재판제도가 도입되면서 법정 드라마에 치열한 논리 공방과 극적 반전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파트너’의 시청률도 서서히 올라가는 추세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파트너’의 첫 회 시청률은 6.6%였으나, 8회에는 11.2%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SBS ‘태양을 삼켜라’의 10% 후반보다 낮지만 기대해볼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