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가 켈리를 만났을때…이름 같은 남녀, 결혼에 골인

  • 입력 2009년 7월 21일 11시 19분


TV에 출연한 켈리와 켈리 힐더브란트 부부.
TV에 출연한 켈리와 켈리 힐더브란트 부부.
켈리 힐더브란트가 켈리 힐더브란트와 10월 결혼한다.

24세 예비 신랑과 20세 예비 신부인 두 사람은 이름이 같은 점에 흥미를 느껴 만나다 서로 평생의 반려자가 되기로 했다. 켈리와 켈리가 결혼에 이르게 된 독특한 사연을 AP통신 등 외신이 20일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코럴스프링스에 거주하는 여자 켈리는 지난해 4월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을 이용하다 자기와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회원이 있는지 호기심이 생겨 검색해 봤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또 다른 켈리 힐더브란트에게 '안녕, 나도 켈리 힐더브란트야'라고 인사말을 남기면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켈리는 드디어 성과 이름까지 똑같은 사람을 찾았다. 텍사스 주 러복에 사는 남성이었다. 흥미롭게 생각한 켈리는 그에게 '안녕, 우리는 같은 이름을 가졌네요. 멋진 것 같아요'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켈리의 메시지를 읽고 호기심이 생긴 남자 켈리는 페이스북에 게재된 상대의 정보를 열람했다. 켈리는 여자 켈리의 사진을 본 순간 첫 눈에 반했다. 그는 "너무 귀엽게 생긴 여자라서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우리는 뭔가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졌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때부터 두 사람은 3개월간 e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가끔씩 하던 전화 통화는 매일 밤마다 일과처럼 돼 버렸다. 전화를 하는 시간도 갈수록 길어지며 사랑이 깊어갔다.

그러나 두 사람이 직접 만나기까지는 좀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남자 켈리가 수줍음이 너무 많았기 때문. 결국 남자 켈리는 여자 켈리에게 '데이트하고 싶다'는 말 대신 "네가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플로리다 해변) 가서 함께 바다에 들어가 보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은 오프라인에서도 불꽃이 튀었다. 결국 첫 메시지를 남긴지 8개월만인 지난해 12월 남자 켈리는 플로리다 해변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켈리에게 끼워주며 청혼했다.

켈리와 켈리는 그동안 이름이 같아서 생긴 에피소드도 많다.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하며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갔을 때 남자 켈리가 입장권을 계산하려 하자 직원이 신분증을 요구했다. 남자 켈리는 깜빡 잊고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았지만 여자 켈리가 자기 것을 꺼내 보여주자 아무 문제없이 들어갔다고 한다.

함께 유람선을 예약했다가 매표소에서 한 사람이 실수로 두 번 예약한 줄 알고 한 장을 취소해 낭패를 당한 적도 있다. 결혼 이후엔 우편물이 누구 것인지 가려내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켈리는 예비신랑 켈리에 대해 "내가 바라던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했다. 켈리는 예비신부 켈리를 '애기 인형'이라 부르며 닭살 애정을 과시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자녀를 낳으면 절대로 이름을 '켈리'로 짓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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