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日마라토너 “풀코스는 은퇴, 하프 계속 뛸것”

  • 입력 2009년 7월 21일 09시 32분


81세 마라토너 야마다 게이조씨.
81세 마라토너 야마다 게이조씨.
1953년 보스턴마라톤 대회 우승자인 올해 81세의 일본 마라톤 선수 야마다 게이조(山田敬藏) 씨가 18일 풀코스(42.195km) 선수로서 공식 은퇴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철인'으로 불리는 야마다 씨는 그러나 "(앞으로는) 건강을 위해서 계속 달리고 싶다"며 하프코스(21km)에는 참가할 뜻을 밝혔다.

야마다 씨는 이날 요코하마(橫浜) 시에서 열린 보스턴체육협회 기념패 수여식에서 "체력적인 문제로 42km 경기에는 앞으로 출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1949년 도쿄에서 열린 국민체육대회 마라톤에 참가한 이래 60년 동안 풀코스 마라톤 선수로 활약해 왔다.

그는 1953년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해 일본을 대표하는 스포츠스타로 부상했고 이 과정을 그린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주요 국제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출전했으며 1998년부터 보스턴마라톤 70세 이상 장년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야마다 씨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가 '마라톤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한국 마라톤계의 전설적 존재이자 세계적인 선수인 고 손기정 옹이기 때문. 그는 손 옹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마라톤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평소 밝혀 왔다.

야마다 씨는 손 옹을 스승으로 존경하며 남다른 우정을 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3년엔 먼저 작고한 손 옹을 기리기 위해 동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손 옹의 선수 데뷔무대가 바로 1932년 열린 동아마라톤이었기 때문이다.

평생을 달려온 그는 올해에도 세 번이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풀코스를 5시간 34분 50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엔 매일 밖에서 20km씩 뛴다고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달리며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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