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팀 “비디오 없인 못살아”

  • 입력 2009년 7월 21일 08시 19분


‘놀 때도, 공부할 때도.’ 농구대표팀이 비디오 삼매경에 빠졌다.

1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2009윌리엄 존스 컵 국제농구대회에 참가 중인 한국대표팀. 9일 동안 8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라, 쇼핑 한 번 나가기도 쉽지 않다. 훈련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숙소에서 휴식.

타국 땅에서 무료함을 달래기란 쉽지 않다. 가장 인기 있는 소일거리는 드라마 감상. ‘그 바보(그저 바라보다가)’를 노트북에 잔뜩 다운로드 받아온 양희종(25·상무)은 룸메이트 주희정(32·SK)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다.

“저 원래 이런 거 안 보는데….” 쑥스러운 듯하면서도 계속 모니터를 응시하는 주희정. 김주성(30·동부)과 양동근(28·모비스) 등 기혼자도 드라마 마니아다. ‘찬란한 유산’과 ‘선덕여왕’ 얘기로 수다 꽃. 김주성은 “와이프랑 같이 보다 보니 (드라마가 좋아졌다)”라면서 “선덕여왕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 지 궁금하다”며 웃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비디오를 통한 학습효과도 상당하다. 19일 밤, 대표팀이 묵고 있는 객실의 불은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았다. 삼상오오 모인 대표선수들은 노트북으로 박광문 비디오분석관이 찍은 이란-카자흐스탄전을 보고 있었다. 약체로 평가받던 대만B팀에 고전 끝에 승리한 뒤라, 선수들의 눈은 드라마를 볼 때보다 더 빛났다. 이래저래 유용하게 쓰이는 대표팀의 노트북이다.

타이베이(대만)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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