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지켜라” 전기철선-철제펜스 속 VIP 대접

  • 입력 2009년 7월 21일 02시 57분


20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언론에 공개한 따오기 암수 한 쌍. 창녕=최재호 기자
20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언론에 공개한 따오기 암수 한 쌍. 창녕=최재호 기자
우포복원센터 내부 첫 공개

최근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새끼 따오기 두 마리가 잇따라 죽었다. 한 마리는 감기가 악화돼, 다른 한 마리는 돌풍에 휩쓸려 그물에 부딪히며 뇌진탕을 일으켜 목숨을 잃었다.

경남도가 따오기 폐사 이후 처음으로 20일 복원센터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따오기 ‘부부’인 양저우(洋洲)와 룽팅(龍亭)을 입식한 이후 처음 공개된 복원센터는 요새(要塞) 같았다. 높이 2m 정도의 철제 펜스가 센터 전체를 둘러싼 가운데 펜스 바깥에는 전기가 흐르는 철선을 설치했다. 경고표지판도 붙여 두었다.

취재진이 찾았을 당시 따오기들은 3m 높이의 횃대에서 쉬고 있었다. 5월 중순 태어난 암컷 두 마리도 부모만큼 덩치가 커져 있었다.

복원센터는 책임자인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 박희천 교수(61)를 비롯해 김태좌(40), 차재석 연구원(32)과 중국과 한국 사육사 3명, 통역 등 7명이 관리하고 있다. 중국인 사육사는 인근 주택에 머물며 따오기와 호흡을 같이한다. 시간에 맞춰 먹이를 주고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한국 직원들도 센터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이들은 검역동 내 사무실의 모니터로 따오기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두 마리가 폐사한 이후 긴장도가 높아졌다. 사육사와 연구원들은 회색 계통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색상이 화려하면 따오기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센터 측은 산란과 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3년경 50∼70개체로 늘려 야생 적응훈련을 시킨 뒤 우포늪에 풀어놓기로 했다. 박 교수는 “일본이 따오기 한 쌍으로 10년 만에 150마리로 개체수를 늘린 뒤 10여 마리를 자연에 방사했다”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녕=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동아일보 사진부 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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