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학원생이 영어 과외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영어 학습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게임을 만들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조선해양공학과 대학원 1학년에 재학 중인 서영화 씨(25·사진)는 20일 “학생들이 주어, 목적어 등 문장성분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데 착안해 영어교육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 씨는 서울대 만화동아리 ‘그림터’ 소속 후배들에게 캐릭터 디자인과 채색작업을 맡기는 등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탕수육, 자장면과 탕자면’이란 제목의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는 “탕수육과 자장면 등 음식이 있으면 누구나 탕수육을 먼저 먹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메뉴 안에서 ‘탕수육’(정답을 의미)을 고르는 영어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영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데는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계기가 됐다. 그는 13세 때 고향인 전남 목포에서 물놀이 사고로 아버지와 동생을 한꺼번에 잃는 등 공부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 안성욱 신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김태완 교수 등 서 씨의 멘터들은 서 씨가 인생의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마다 옆에서 아들처럼 돌봐줬고 그는 자신이 받은 사랑만큼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아직은 모자란 점이 많지만 교육 기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는 자원봉사자들이 이 게임을 이용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씨의 게임은 홈페이지(http://147.46.102.57/english/index.html)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음성과 그림을 보고 들으며 해당하는 단어를 클릭하면 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