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울산 무거고등학교 김귀훈 군

  • 입력 2009년 7월 21일 02시 57분


“공부의 ‘3敵’ 물리치니 최상위권 가는 문이 열렸어요”

《“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도약하려면 세 가지를 버려야 해요.” 울산 무거고등학교 2학년 김귀훈 군(17)은 중학 3년 동안 반 5등, 전교 50등 안팎의 성적이었다. 상위권인 김 군은 중학시절 단 한 번도 최상위권에 오르진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고등학교 입학 후 김 군은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차이에 주목했다. “성적 향상을 가로막는 ‘공부의 3적(敵)’이 문제였다”고 김 군은 말했다. 반 5등에서 1등으로, 전교 50등에서 5등 안팎으로 성적을 확 끌어올린 김 군의 생생한 ‘최상위권 입성기’를 들어보자.》

○ 암기과목은 시시해?…자만심을 버려라

“중학 3년 동안 주요과목 위주로 공부했어요. 도덕, 음악, 미술 같은 과목은 시험 직전 ‘벼락치기’를 해도 어느 정도 높은 점수를 얻었거든요. 외우기만 하면 되는 암기과목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었어요.”

중학시절 김 군은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며 이해 중심의 공부를 했다.

수업시간엔 선생님의 설명을 빠짐없이 노트에 받아 적으며 교과 내용의 흐름, 단원의 핵심을 파악했다. 학교에서 귀가한 뒤 공부할 땐 교과서, 노트필기, 문제집에 나오는 개념정리를 꼼꼼히 읽으며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복습이 끝나면 모의고사 문제를 풀며 배운 내용을 완벽히 이해했는가를 확인했다.

이런 공부법 덕분에 김 군은 모의고사 전 영역에서 1, 2등급의 성적을 유지했다. ‘모의고사에서만큼은 내가 반 1등’이란 자부심은 김 군에겐 좋은 학습 동기가 됐다.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에 대한 자부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암기과목=시시한 과목’이란 자만심으로 바뀌었다. 자만심은 곧 ‘덫’이 되어 매 학기 중간·기말고사에서 최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김 군의 발목을 붙잡았다.

“주요과목과 점수비중이 같은 암기과목에 소홀했던 게 문제였어요. 암기과목에서 평균 점수를 깎아 먹다보니 번번이 4, 5등으로 밀려났죠. 주요과목 성적은 반 1등 친구만큼 좋은데 전체 석차는 떨어지니 억울한 기분도 들었어요. 점점 공부에 대한 흥미도 떨어졌고요.”

고등학교 입학 후 김 군은 ‘모의고사는 물론 중간·기말고사에서도 1등을 놓치지 않는 학생이 진정한 최상위권’이란 생각으로 모의고사와 내신의 균형을 맞춰 공부했다. 평소에는 주요과목 위주의 ‘모의고사 대비 학습’을, 중간·기말고사 3주 전부터는 암기과목까지 철저히 공부하는 ‘내신 대비 학습’을 한 것.

‘암기과목은 달달 외우면 된다’ ‘시시하다’는 생각도 버렸다. 김 군은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과목별로 선생님이 직접 만들어 나눠주는 프린트와 교과서를 샅샅이 살펴보고,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예상해 보는 훈련을 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처음 치른 3월 모의고사에서 반 1등을 한 김 군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도 반 1등을 차지했다.

“최상위권은 주요과목을 공부하듯 음악, 체육 같은 예체능과목도 집중해서 공부하더라고요. ‘암기과목은 벼락치기하면 돼’ ‘영어는 교과서 본문만 보면 돼’처럼 ‘대충한다’는 마음가짐을 버렸기 때문에 최상위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결정적 차이…실수에 대한 ‘무관심’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결정적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김 군은 “실수”라고 딱 잘라 말한다. 실수를 얼마나 적게 하느냐보단 실수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바로 잡는가’가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실력 차를 만들어 낸다는 것.

김 군은 실수를 실력으로 바꾸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최상위권에 절대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깨달았다. 중간·기말고사에서 실수로 틀린 딱 ‘한 문제’ 때문에 석차가 뒤바뀌는 안타까운 일을 왕왕 겪었기 때문.

김 군은 실수를 발견할 때마다 ‘왜 실수를 했는가’를 집중 탐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삼각뿔의 부피를 구하는 문제를 풀다 ‘밑넓이×높이×1/3’의 공식에서 ‘1/3’을 놓쳐 틀렸다면 ‘원뿔의 부피를 구하는 공식과 헷갈려 1/3을 빠뜨렸다’는 식으로 실수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또 틀린 문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른 문제집에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3개 이상 풀어봤다.

김 군은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실전(시험)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하기 쉽다”면서 “문제를 다 푼 뒤 과거에 실수했던 부분을 떠올리며 풀이과정을 검토하면 실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좋아하는 과목부터’… 무계획적 학습은 재앙을 부른다

김 군은 중학 3년 내내 학습계획을 한 번도 세우지 않았다. 그저 그날 국사수업이 재미있었다면 집에서도 국사 책을 읽는 식이었다. 기분에 따라 공부한 것이다. 학습량도 정해두지 않았다.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이 들면 책을 덮었다.

무계획적인 학습은 처음엔 별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호 과목과 비선호 과목의 실력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국 비선호 과목은 평균 성적을 깎아먹는 ‘재앙’이 되어 돌아왔다.

고등학교 입학 후 김 군은 학습목표(모의고사 또는 내신)에 따라 공부할 과목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 학교 수업이 주를 이루는 주중과 자율학습이 주가 되는 주말의 학습계획을 각각 달리 세웠다.

주중 학습계획은 오후 6시 반부터 11시 반까지 이어지는 야간자율학습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짜는 것이 핵심. 가장 좋아하는 과목인 수학과 영어는 매일 1시간 이상 공부한다는 원칙을 세운 뒤 나머지 시간엔 국어, 사회, 과학과 암기과목 중 보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골라 공부했다. 과목당 학습시간은 1시간 반으로 제한해 긴장감을 유지했다.

주말엔 단과학원 수업을 들으며 취약과목을 보충하거나 선행학습을 했다. 수학은 선행학습을 위한 수업을,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어는 개념정리 및 모의고사 문제풀이로 진행되는 수업을 선택해 들었다.

김 군은 “혼자 공부하는 야간자율학습 시간과 주말시간을 계획적으로 활용하기까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 “성적의 빈틈을 채울 수 있는 자기만의 학습법을 개발해야 최상위권에 오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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