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서남해안 습격 사건’

  • 입력 2009년 7월 20일 06시 24분


전남 서남해안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시파래. 가시파래가 연안으로 밀려들 경우 양식장과 갯벌에 피해가 우려된다. 연합뉴스
전남 서남해안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시파래. 가시파래가 연안으로 밀려들 경우 양식장과 갯벌에 피해가 우려된다. 연합뉴스
해파리, 전남 양식어장에 큰 피해
가시파래, 해안가 갯벌에서 범람
장마뒤 유해성 적조 발생 비상

올여름 전남 서남해안이 심상치 않다. 해파리 습격으로 어장 피해가 속출하고 양식장과 갯벌에 피해를 주는 가시파래가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유해성 적조도 예년보다 일찍 발생하고 규모도 클 것으로 전망돼 어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 해파리의 습격

해수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올 5월부터 전남 서해안에 해파리가 많이 나타나면서 어장 피해가 심각하다. 피해가 심한 곳은 전남 영광과 완도, 목포, 해남 해역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커지고 개체수도 늘고 있다.

젓새우잡이 어민 오병래 씨(46·신안군)는 “그물을 들어 올리면 해파리가 가득 차 물이 빠지지 않아 그물만 찢어진다”며 “조업에 나설수록 손해여서 한 달 넘게 배를 매달아 놓고 해파리가 없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 인근 해역에 형성된 멸치 어장도 이달 초부터 대형 독성 해파리 떼 출현으로 쑥대밭이 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도 해파리 떼 출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광원자력본부는 이달 들어 냉각수 공급용 취수구 구멍(지름 1cm)에 밀려든 해파리를 하루 2∼10t씩 수거하고 있다. 해양 전문가들은 수산자원 남획으로 해파리 경쟁 어종이 사라진 데다 바다 산소가 부족해도 해파리는 살아남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개체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가시파래 확산

지난해 제주에서 발견됐던 가시파래는 올해 전남 신안 해역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연안해역생태임팩트연구단은 이달 초 하태도, 홍도, 흑산도 등 해안에 가시파래 덩어리들이 대형 띠를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반경 4.8∼6.4km 규모로 발견된 가시파래는 바람과 해류를 따라 연안 쪽으로 접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견된 가시파래는 지난해 제주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종으로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시파래가 연안으로 밀려들 경우 갯벌과 양식장의 피해가 우려된다. 녹조류인 가시파래는 민물이 흘러 들어오는 해안 근처의 바위에 봄, 가을 번식을 하다 조류를 따라 이동하고 갯벌을 포함한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 유해성 적조 비상

국립수산과학원은 장마가 끝나면 육지에서 영양염류가 공급되고 일조량이 증가하면서 수온이 23∼26도로 상승해 적조생물 밀도가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해한 코클로디니움 적조가 지난해보다 1주일 정도 이른 이달 하순(23∼27일)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초 적조 발생 예상 지역은 전남 고흥 나로도에서 여수시 남면 금오도 사이 보돌바다. 이 해역은 상습 적조발생 해역으로 현재 표층수 온도가 적조가 발생하기 적합한 25도에 근접한 섭씨 22∼23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마난류가 예년보다 강세를 보여 중대형 적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적조 발생에 대비해 선박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어민 2800여 명에게 개별적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신속한 방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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