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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영 씨 시신 조국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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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영 씨 시신 조국 품으로

입력 2009-07-20 02:56수정 2009-09-2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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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 11일 추락 사고로 숨진 고미영 씨(42)의 시신을 유가족들이 19일 영결식장이 마련된 서울 국립의료원으로 운구하고 있다. “고인은 나에게 초록빛 꿈을 줬던 사람”이라고 밝힌 김재수 대장(앞줄 왼쪽)이 침통한 표정으로 영정 사진을 안고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원대연 기자

초록빛 꿈을 줬던 사람. 31년 동안 수많은 산에 내뱉었던 거친 숨소리를 열매 맺게 해줄 사람. 컨디션이 안 좋아도 잠깐만 휴식을 취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밝게 웃던 사람. 히말라야를 오를 때면 한 발짝 거리에서 나를 지키고, 내가 지켰던 사람. 절대 잃어선 안 될 사람을 놓친 그는 영정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한참을 일어서지 못했다. 힘겹게 천천히 두 번 절을 한 후 돌아섰다. 하지만 쉽사리 걸음을 떼지 못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해발 8126m)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 11일 추락 사고로 숨진 고미영 씨(42)의 시신이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그와 함께 낭가파르바트 정상을 밟았던 김재수 대장(46)은 고 씨의 사진을 가슴에 품은 채 고국 땅을 밟았다.

김 대장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캠프2 30m 위 지점에 로프가 눈 속에 묻힌 10m 구간이 있었는데 고 씨가 그곳을 통과하면서 신발 밑 아이젠이 옷이나 다른 아이젠 끝에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 씨가 많이 지친 상태가 아니어서 단순히 미끄러졌다면 제동할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장은 “고 씨가 낭가파르바트 정상에서 11번째 8000m 정상에 서서 굉장히 기쁘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대원 1명이 낭가파르바트 등정 중 사라진 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 씨의 영결식은 21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에서 열린다. 시신은 영결식 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연화장으로 옮겨져 화장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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