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여론조작 의혹’ 구설수

  • 입력 2009년 7월 20일 02시 56분


작년 정치 설문에 비용 지급
野-언론 “내용 수정” 비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사진)측이 독립적인 여론조사라며 공표된 정치 관련 설문조사의 비용을 댔던 것으로 드러나 여론 조작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발간된 프랑스 회계감사원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은 지난해 35건의 여론조사에 약 40만 유로(약 7억112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F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설문조사 의뢰는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오피니언웨이’에 집중됐고, 프랑스 언론에 게재된 15건의 설문조사 중 대부분은 친정부 성향의 일간지 ‘르피가로’와 24시간 뉴스 채널 ‘LCI’를 통해 보도됐다. LCI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측근인 마르탱 부이그가 대주주로 있다.

르피가로 내부 편집 감시팀은 “신문에 실린 오피니언웨이 조사는 상당수 대통령 측이 의뢰했으며 일부는 보도 전 수정되기도 했다”며 즉각 오피니언웨이의 자료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에티엔 무조트 편집 책임자는 “여론조사 보도는 신문사와 여론조사 회사의 연간 계약에 따라 실시한 것”이라며 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강력 시사했다.

사회당 소속 델핀 바토 하원의원은 “대통령 측이 비용을 지불하고 특정 매체가 보도한 여론조사 15건이 무엇인지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엘리제궁은 “문제가 된 여론조사 회사와는 더는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 3월 이후로 대통령 이미지와 관련된 조사에 개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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