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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용휘]수해복구보다 정치인 모시기 바쁜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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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용휘]수해복구보다 정치인 모시기 바쁜 부산시

입력 2009-07-20 02:56수정 2009-09-2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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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는 7일에 이어 16일 쏟아진 폭우로 시내 곳곳이 쑥대밭이 됐다. 침수 가옥이 속출했고,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자동차가 휩쓸려가기도 했다. 사망 2명, 부상 1명의 인명 피해와 247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재산 피해도 90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18일과 19일 수해 현장 곳곳에서 부산지역 일선 공무원과 주민 등 4000여 명이 흙더미 제거와 가재도구 말리기 등의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등 민간봉사단체 회원들도 일손을 보탰다.

그러나 폭우 직후 현장 답사를 한다며 서울에서 한꺼번에 찾아온 정치인들을 뒷바라지하느라 부산시 고위공무원들은 복구 현장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정치인들을 위해 브리핑을 하고 현장을 안내하는 등 의전에 매달리느라 허둥댔다. 이날 오전 11시 반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일행이 수해현장 방문차 김해공항에 도착하자 배영길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이 직접 안내를 맡았다.

같은 시간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실·국장들은 ‘재해’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부산시의회의 임시회 시정 질문에 참석해 3시간가량 꼼짝도 하지 못했다. 시의회와 시가 현장 대신 탁상공론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

오후 1시에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0명의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부산시청에 도착했다. 시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상황실에서 보고를 들은 박 대표 일행은 이날 수해현장 방문 일정을 몇 차례나 바꿨다. 강서구 지사천에서 연제구 연산6동, 인명 피해자가 안치된 동의의료원, 해운대 송정천으로 일정을 수시로 변경했다. 해당 공무원들은 방문 일정을 조정하느라 다른 일은 손도 대지 못했다. “재해 현장을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놀란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는 박 대표의 인사말은 립서비스처럼 들렸다.

오후 3시 10분경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일행 7명이 연산6동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하자 행안부 장관 일행을 안내하던 배 부시장이 다시 나타났다. 그는 정 대표가 사하구 장림재해 현장을 찾은 오후 5시까지 2시간가량 안내를 하는 등 재해복구 지휘보다는 귀빈맞이에 더 바빴다.

또 폭우가 오더라도 배수펌프장 등 수해방지시설을 제대로 가동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구호 장비와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컨트롤타워까지 있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재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높은 나리들의 행차 뒷바라지보다 재해 매뉴얼부터 제대로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부산에서

조용휘 사회부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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