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숙적

  • 입력 2009년 7월 20일 02시 56분


○ 루이나웨이 9단 ● 조혜연 8단

예선 결승 3국 1보(1∼21) 덤 6집 반 각 3시간

한국 여성 바둑의 최정상급 기사 두 명이 예선 결승에서 만났다. 여성 기사끼리 예선 결승을 치른 것은 처음이다. 루이나이웨이 9단과 조혜연 8단. 이들은 여류국수전, 여류명인전 등 국내 여성기전 결승전에서 누구보다 많이 만났다. 조 8단은 지금까지 세 번 타이틀을 땄으나 아홉 번은 루이 9단에게 넘겨줬다. 역대 전적도 15승 29패. 조 8단이 밀리지만 루이 9단을 상대로 이 정도 성적을 거두는 여성 기사도 없다.

서로의 기풍과 장단점을 잘 아는 두 기사. 루이 9단은 조 8단을 보더니 빙긋 웃음 짓는다. 마치 “또 너구나” 하는 느낌이다. 조 8단도 미소로 화답한다. 오랫동안 진한 승부를 펼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생기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오래갈 것 같지 않다. 두 대국자 모두 전투 바둑을 마다하지 않는 싸움꾼들이라 언제 어디서 화약고가 터질지 모른다.

백 18은 축머리. 흑 19는 효율적인 대응이다.

흑 21이 독특하다. ‘가’로 걸치는 수가 보통인데 흑 21은 흑의 우변 세력이 강하니까 한번 싸워보자는 뜻이다. 초반부터 심상치 않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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