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독서로 논술잡기]‘경제상식의 허와 실’

  • 입력 2009년 7월 20일 02시 55분


◇‘경제상식의 허와 실’/한국경제연구원·굿인포메이션

사회보장 필요성이 만들어낸 ‘큰 정부’
왜 ‘작은 정부’에 밀려 설자리 잃었을까

시장 경제는 ‘마라톤’과 같다. 마라톤은 2시간여의 처절한 경쟁 속에서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를 가려낸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끝없이 변동되는 순위경쟁을 벌인다. 마라톤은 ‘차별화의 장치’로 전체 마라토너의 수준을 향상시킨다. 이것은 ‘균등분배를 하면 모두 잘살게 될까?’에 대한 이 책의 설명 과정이다. 책은 ‘균등 분배는 시장경제에 부담을 준다’고 재해석을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당시에는 시의적절한 내용이었고 알맞은 해석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이 필요한 사안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내용을 논술과 관련해 생각해 보자.

『(가) 그동안 수천만 달러에 지나지 않던 수출이 2004년 200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되기까지 수출은 그야말로 한국경제 성장의 원천이었다. 특히 최근 내수가 부진하여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은 한국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 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있다. 수출 위주의 성장 전략을 추구해 오면서 한국인의 인식에는 오직 수출만이 선(善)이라는 생각이 깊이 자리 잡게 되었다. 외국 상품 수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거나 무역수지 적자를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도 모두 이러한 수출만능의 사고방식과 무관하지 않다(129, 130쪽).

(나) 자유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경쟁에서 탈락한 소외계층이 생겨났고, 정부에는 이들의 기초생계를 돌보아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보장제도를 수행해야 할 과업이 더 생겨났다. 즉 큰 정부의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겪었던 역사의 흐름이었다. 그런데 ‘큰 정부’가 여러 가지 폐단을 낳기에 이르자 지금은 대다수 나라들이 다시 정부의 규모를 축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크기는 왜 줄여야 하는가? 정부의 몸집을 줄이는 것이 가능한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치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큰 정부’를 거느리고 싶어 하는 속성이 있다(175, 176쪽). 』

① (가)에서 ‘한국의 수출만능주의를 비판하고, 그 논거를 바탕으로 우리의 경제 발전을 위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시오’란 논제를 만들어 보자.

우리는 수출과 함께 늘어난 수입도 경제 발전에 기여했음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수입 중에서 원자재와 자본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라는 사실은 우리 경제발전에 미치는 수입의 역할을 잘 설명한다. 원자재 등의 수입은 우리나라에 부족한 자원을 제공해 국내 산업을 발전시켰고, 궁극적으로 수출을 증대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의 10%를 차지하는 소비재도 우리 경제발전에 나름의 기여를 한다. 특히 경제발전의 궁극적인 목적이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있다고 할 때 저가의 소비재 수입은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킨다. 고가의 소비재도 국내 경쟁기업에 자극을 주어 기술향상이나 원가절감 노력 등을 촉진해 경제 효율성을 제고한다.

② (나)와 관련지어 ‘큰 정부의 문제점을 밝히고, 오늘날 작은 정부의 필요성을 사례를 들어 제시하시오’란 문제를 만들어 보자.

오늘날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제도를 수행해야 한다. ‘큰 정부’를 원하는 이유다. 그런데 정부의 규모와 기능이 지나치게 확대되면 권력은 비대화되고 그에 반비례해 국민의 기본권은 위축된다. 동시에 큰 정부의 운영에는 돈이 많이 들고, 이는 ‘세금 증가’라는 부담으로 국민에게 되돌아온다. 큰 정부는 자유로워야 할 경제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수없이 만들어내고 그 규제 업무를 핑계로 많은 기구를 키운다. 이러한 폐단을 ‘작은 정부’를 통해 없앨 수 있다. 즉 기능과 효율이 서로 다른 과제를 정부와 민간이 조화롭게 나누어 수행할 때 큰 정부의 문제점이 해결된다. ‘환경 정책’을 사례로 들 수 있다. 공공이익을 위한 불가피한 규제는 정부가 맡으면 좋다. 그러나 시장친화적인 사업은 민간부문이 맡음으로써 시장원리가 작동하면 정부 규모도 줄이고 그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오늘날 ‘작은 정부’가 필요한 이유다.

이 책은 최근 부각되는 이슈와 중요한 경제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글을 모은 것이다.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해 집필한 57편의 칼럼은 우리들에게 한국 경제를 보는 또 다른 눈을 갖게 한다. ‘우리 경제, 무엇이 문제인가’(1부), ‘우리가 알고 있는 게 전부는 아니다’(2부), ‘뜨끈뜨끈 한국경제를 달군 현안들’(3부)로 구성됐다. 이런 내용은 우리들이 시장경제논리를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한국경제의 허와 실을 확인할 기회가 된다.

▶easynonsul.com에 동영상 강의

이도희 송탄여고 국어교사·‘스스로 논술학습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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