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루비콘 강 건넜다”

  • 입력 2009년 7월 18일 03시 03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인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원대연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인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원대연 기자
고흥길 “상임위 열지 않겠다”… 내주 초 직권상정 유력

“미디어관계법 논의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인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17일 “더는 미디어관계법과 관련해 문방위를 열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디어관계법을 해당 상임위원회인 문방위에 상정하지 않고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앞서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고 의원은 “미디어관계법은 국회 본회의에서 ‘원 샷’에 끝내는 것이 낫다”며 본회의 직권상정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의원은 그 이유로 “국회 회기가 25일 끝나는 점을 감안할 때 문방위 차원에서 (여야가) 의결해 법제사법위로 넘기기엔 시간상으로도 늦었고 물리적으로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본회의장에서 미디어관계법을 처리하는 데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당초 23일이나 24일경 직권상정해 미디어관계법을 처리한다는 생각이었지만 고 위원장의 발언은 이보다 서둘러 처리하겠다는 인상을 준다. 고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와 무관치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DJ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될 경우 파장이 확산되면서 미디어관계법을 밀어붙일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한나라당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다음 주 초에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미디어관계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해 본회의장 점거에 ‘올인(다걸기)’하던 당력을 분산했다. 제헌절 기념식과 폭우 피해를 들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8일 오전까지 각각 의원 3명씩만 본회의장에 남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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