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더 신나게,더 오싹하게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6분


영화 장르별 최고의 극장은

‘트랜스포머’, ‘해운대’, ‘해리포터’…. 블록버스터들이 연이어 개봉을 시작했다. ‘블러디 발렌타인’과 ‘주온’ 등 익숙한 공포영화 포스터들도 기다렸다는 듯 하나둘 극장 벽에 붙기 시작했다. 불황에도 극장가에 여름이 오긴 오나 보다.

다만 가격이 그새 또 올랐다. 이제 영화 한 편 보고 팝콘 좀 먹으려면 배춧잎 한 장으로도 부족하게 생겼다. 영화를 보더라도 어떤 극장에서 볼지, 어떤 자리에 앉아 볼지 ‘영화 잘 보는 법’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트랜스포머는 어디 가서 보는 것이 좋을까? 어떤 극장에서 공포 영화를 봐야 조금 더 오싹할까? 이번 주 마이 위크엔드에선 국내 대표 멀티플렉스 홍보 담당자들이 각자 ‘강추’한 상영관들을 찾아가봤다. 메가박스는 코엑스 ‘서태지 M관’을, CGV는 상암CGV 내 특수영화관인 ‘4D관’, 롯데시네마는 프리미엄 영화관 애비뉴엘 ‘샤롯데’를 각각 추천해 왔다.

choice 1 메가박스 코엑스점 서태지 M관

▽위치=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극장 소개=코엑스 메가박스 내 가장 큰 상영관. 2006년 종전 1관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선보인 이래 ‘2005년 전문가가 뽑은 최고의 영화관’, ‘2006년 최고의 스크린’ 등을 수상했다. 스크린 크기는 평균 17.7×7.7m로 시네마스코프(스크린의 가로 세로 비율이 2.35:1인 상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대부분이 이 사이즈로 촬영한다)를 충족한다. 올해 초 도입한 ‘4K 디지털 시네마’ 기술 덕분에 화질도 기존 디지털 영화보다 4배 이상 생생하다. 웅장한 광경이 시야에 꽉 차는 블록버스터나 스케일이 큰 액션 영화를 보면 좋다. 서태지 팬이라면 특히 더 만족스러울 것 같다. 지난달 22일 가수 서태지와 브랜드 제휴를 맺고 ‘서태지 M관’으로 업그레이드했기 때문. 상영관 입구와 통로는 서태지 핸드 프린팅을 비롯해 기타와 의상 등 온통 ‘서태지 투성이’다.

▽감상평=기자는 월요일 오전 8시 조조할인으로 트랜스포머를 봤다. 서태지 M관은 A열부터 S열까지 총 19열로 기자는 이 중 N열에 앉았다. N열은 바로 앞에 좌석 대신 중간 통로가 있어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다. 또 바로 앞 사람 뒤통수에 자막이 가리는 일도 없어 평상시에도 가장 인기라 한다. 이날도 N열만 꽉 찼다. 참고로 메가박스 쪽에서 전해온 자리 관련 팁이다. 영상을 즐기기 좋은 자리는 G열 13, 14번. 음향이 가장 생생한 자리는 J열 15, 16번.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이라면 N열 27, 28번에 앉자. 키스하기 좋은 자리는 S열 2, 3번이란다.

▽장점=팔걸이가 폭이 넓고 두 개씩 있어 옆 사람과 신경전을 벌일 필요가 없다. 사운드 효과도 좋다. 트랜스포머 속 로봇인 옵티머스 프라임이 움직일 때마다 ‘슝! 휙!’ 하는 소리에 의자에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알아 보니 보통 스크린 중앙 혹은 스크린 하단부에서 저음 진동효과를 주는 ‘서브 우퍼’를 상영관 바닥에 설치해 진동 효과를 극대화했다. 덕분에 기존 사운드보다 최대 4배 더 강한 진동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 게 극장 측 설명.

▽단점=워낙 유동인구가 많이 몰리는 코엑스에 위치하다 보니 예매는 반드시 해야 한다. 예매 없이 보려면 조조 영화가 차선책. 다만 아침 이른 시간이라 졸릴 수도 있다.

choice 2 롯데시네마 애비뉴엘 샤롯데

▽위치=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 6층

▽극장 소개=‘누워서 영화 볼 수 있는 극장’으로도 유명한 곳.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좌석은 높낮이를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상영관 내부에 34석(샤롯데는 상영관별로 평균 30∼50석 내외다)밖에 없는 데다 두 자리씩 칸막이로 나뉘어 있어 마치 극장을 전세 낸 느낌도 난다. 붉은색 가죽 소파가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기 때문에 기념일을 맞은 부부나 연인이 찾으면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로맨틱 코미디같은 달달한 영화라면 더욱 좋겠다. 영화 관람 도중 목이 마르더라도 굳이 바깥 매점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좌석마다 테이블과 직원을 부르는 콜벨이 있어 영화 중간중간에 원하는 음료와 와인, 스낵을 즐길 수 있다.

▽감상평=기자는 평일 오후 4시 반 극장을 찾아 영화를 봤다. 표를 내고 들어가니 샤롯데 전용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직원이 안내해줬다. 들어가 보니 커피숍을 연상시키는 전용 라운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 전용 바에선 커피와 녹차, 탄산음료 등 10여 가지 무료 음료를 주문해 마실 수 있다. ‘눕는 소파’는 확실히 넓고 편했다. 에어컨 바람이 춥게 느껴지는 고객을 위해 담요 제공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고 하니 원하는 사람은 잊지 말고 기억해두자.

▽장점=따로 줄을 서거나 기다리지 않고 샤롯데 전용 창구에서 바로 표를 끊을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영화 상영 1시간 이전부터는 전용 라운지 입장이 가능하니 친구나 연인끼리 영화 상영 전 갈 곳이 애매해 방황하지 않아도 된다. 이곳에선 보드 게임 및 닌텐도 게임 등을 즐길 수 있으며 무료 음료는 기본이다. 식사를 해야 할 경우 미리 주문해 놓으면 호텔급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단점=종업원들이 영화 시작 후에도 계속 음료 주문 및 배달을 위해 극장 내를 돌아다닌다. 그래서 두 다리 쭉 뻗고 편하게 누워 있다가도 종업원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사뭇 민망해진다. 또 두 자리씩 커플석으로 묶여 있다 보니 혼자 보러 가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최상의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성인 1인당 3만 원에 이르는 티켓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choice 3 CGV 상암점 4D관

▽위치=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몰 1층

▽극장 소개=CGV 4차원(4D)관은 시각적 입체 효과를 제공하는 3차원(3D)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해 바람과 향기, 진동, 수증기 등을 즐길 수 있어 실제 영화 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난다. 그냥 특수 안경만 끼고 보는 3D 입체 영화에 오감(五感) 체험이 추가된 셈이다. 주인공이 뛸 땐 같이 아찔한 질주를 하고 물이 튈 땐 실제로 의자 앞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식. 실감나는 입체 영상과 서라운드 스피커에서 나오는 입체 음향 시스템은 기본이다. 여기에 전후좌우로 움직이고 진동이 느껴지는 특수 의자를 비롯해 바람부터 습기, 냄새까지 뿌려주는 십여 가지 특수 효과가 더해져 관객에게 영화 속 현실에 있는 듯한 착각을 줄 수 있다는 게 극장 측 얘기다. CGV 측은 “3D 영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늘면서 매년 개봉하는 3D 작품 수도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더욱 다양한 영화를 4D 버전으로 변환해 상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상평=기자는 공포영화 최초로 입체영화로 제작된 슬래셔 무비 ‘블러디 발렌타인’을 봤다. A열부터 K열까지 한 열당 8석이 4자리씩 두 분단으로 나뉘어 있다. 분단은 서로 안전용 밧줄로 엮여 있어 마치 극장 하나가 대형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극장 입구에서 나눠준 특수 안경을 끼고 영화를 보니 실제로 입체 효과가 느껴졌다. 영화 속 상황에 따라 뒤에서 범인이 공격해 오는 장면에선 특수의자 등받이 부분에서 무엇인가 툭 튀어나온다. 잔인한 슬래셔 무비다 보니 피가 자주 튀었는데 영화 속에서 피가 튈 때마다 바로 앞 의자에서 얼굴 쪽으로 수증기를 분사했다.

▽장점=일단 재밌고 색다르다. 모든 게 다른 영화관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보니 이곳저곳에 눈길이 간다. 의자 머리 부분엔 두 개의 소형 스피커가 달려 있고 벽엔 양 옆으로 4개씩 대형 팬이 달려 있다.

▽단점=성인은 1만5000원, 청소년은 1만3000원으로 다소 센 가격대가 단점. 그리고 안경을 끼는 사람은 안경을 2개 겹쳐 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상당히 불편하다. 그리고 얼굴 쪽으로 분사되는 수증기가 기자는 개인적으로 왠지 모르게 찝찝하게 느껴졌다.

글=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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