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점거 한국 독특한 현상 같다”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6분


국회 방문 佛 前문화장관 “유럽선 물리적 저지 없어”

제헌절을 앞두고 국회를 찾은 외국인과 대학생들도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을 동시에 점거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장관은 1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헌 6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참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에서는 물리적으로 회의를 저지하거나 방해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국회 점거는 한국의 독특한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랑 전 장관은 “다른 나라에서는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국회를 진행하지 않는다”며 “외국의 야당은 (한국과 달리) 법안 처리 저지를 위해 회의장에서 발언을 최대한 길게 하면서 국민적 동의와 공감을 이끌어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장배(杯)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도 토론의 전당인 국회에서 물리적 대치가 행해지는 것에 대해 언짢은 반응이었다. 최동용 씨(24·연세대)는 “대화, 경청, 논리에 기반을 둔 성숙한 토론 문화를 익히기 위해 국회 행사에 참가했는데 정작 국회와 의원들은 대화를 포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황우열 씨(26·동국대)는 “상대방의 주장을 존중하며 대화를 하니 절충안이 만들어지더라”며 “의원들은 그런 소통 방법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에는 여야 의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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