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총리? 친박계 입각?… ‘정치형 내각’ 선보이나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6분


‘천성관 후폭풍’에 도덕성이 주요 인선 기준으로

靑관계자 “이미 검증받은 개혁정치인 발탁 가능성”

■ 李대통령 8월 개각 구상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말과 다음 달 중순으로 각각 예상되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을 앞두고 인사 콘셉트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를 계기로 능력 외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기준)’가 주요한 인선 기준으로 부각됐지만 그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는 인적개편의 기본 구상이다.

사실 현 정부의 인적 포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그리 곱지 않다. 대체로 나이가 많아 역동성이 떨어지고 이 대통령이 ‘아는 사람’ 위주로 짜여 있다는 지적이다. 부자 이미지도 덧씌워져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16일 “친서민 및 중도실용 기조에 맞고, 젊고 개혁적이며, 사회적으로 두루두루 소통이 되는 사람이 우선 검토되지 않겠느냐”며 서민성 역동성 통합성 등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를 통한 ‘감동 인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인재풀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이 대통령의 고민이지만 눈을 돌려 발상을 전환하면 쓸 만한 인재는 얼마든지 있다는 반론도 있다. 다른 참모는 이와 관련해 “결국 개각 포인트는 정치인 입각 여부로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1차 심판을 받은 현역 의원 중에서도 젊고 개혁적이며 국민통합적인 인사를 물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자유선진당과의 연대나 친박(친박근혜) 세력과의 화합 등 정치적 복선도 깔려 있다. 두 카드가 모두 성사될 경우 여권을 넘어 정치권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무총리 교체 여부가 관심이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의 발탁은 이회창 총재가 말한 것처럼 이명박 정부와 선진당 간의 ‘정치적 연대’라는 사실상의 권력분점을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인 만큼 난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원종 전 충북지사,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충남지사, 충남 공주 출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언제라도 빼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이 밖에 경남 진주 출신인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과 전북 군산 출신인 강현욱 전 전북지사를 실무형 혹은 화합형 총리로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또 친박계 인사와 정책 능력이 검증된 일부 의원들을 내각에 포진시키자는 주장도 나온다. 경제통인 임태희 전 정책위의장, 친박계의 최경환 전 수석정조위원장의 지식경제부 장관설, 홍준표 전 원내대표의 입각설과 함께 나경원 의원 등 젊은 의원들의 입각설이 당 안팎에서 돌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정치형 내각’보다는 ‘정책형 내각’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정치인 입각은 복잡한 정치판과 연동돼 있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선진당과의 연대론이나 친박계 인사 입각론의 경우 오히려 충청 지역이나 계파의 반감을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무성 의원의 정무장관 기용설 등 최근 거론되는 친박계 인사들의 입각설에 대해 “(입각은) 임용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고 선택받은 분이 개인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는 친박계 대표로 가는 것도 아니고 상의해서 가는 것도 아니다. 개인이 결정하고 개인적인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 인사의 중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젊고 전문성이 있는 여성 인사를 입각시키거나 국무총리로 발탁하는 파격적인 발상의 전환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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