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방겸영 일단 허용뒤 사후 규제 바람직”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6분


글로벌 미디어 육성 포럼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탄생을 위해서 방송 규제 완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미디어미래연구소(소장 김국진)가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글로벌 미디어 전략적 접근’ 포럼에서 최정일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통신 대기업 신문사의 방송 진출을 막는 폐쇄적인 진입 장벽을 유지하는 것보다 방송 진출을 허용한 뒤 운영 성과와 방송 후 평가를 통해 사후 규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심원필 CJ미디어 상무도 “국내 미디어산업은 칸막이식 규제가 있는 데 이를 완화해야 하며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 KBS를 제외한 MBC(8722억 원), SBS(7234억 원), CJ미디어(6313억 원), 온미디어(2938억 원) 등 주요 콘텐츠 제작사의 지난해 총매출은 2조5207억 원으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39조5952억 원)의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뉴스코퍼레이션은 매체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만들었다”며 “지상파 방송 독과점 구조에서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미디어산업이 국가의 신(新)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윤식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국의 1차 글로벌 전략이 베트남과 중동의 건설업, 2차 글로벌 전략이 제조업의 활성화였다면 21세기 3차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탄생 및 성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성 CJ미디어 대표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나오면 삼성과 LG가 국내 산업의 중흥에 도움을 준 것처럼 연관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디어관계법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대해 유태열 KT경영연구소장은 “‘한쪽을 막으면 내가 살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하나의 시장을 열면 산업 전체가 활성화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성호 SK텔레콤 상무는 “정부의 미디어 정책이 시장친화적, 성장촉진형 정책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문연 tvK 대표는 “영국의 BBC처럼 해외로 진출하는 공공 브랜드를 하나로 만들어 공영과 민간 브랜드가 불필요하게 충돌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기홍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은 “미디어관계법이 빨리 통과돼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1차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최재유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정책관은 “규제의 틀을 정비해 미디어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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