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세계표준 대세몰이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6분


도요타, 마쓰다에 기술 이전… 美-中 이어 英서도 생산

타사에 핵심부품 공급… 세계시장서 주도권 잡기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자국 내의 또 다른 자동차업체 ‘마쓰다’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장치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또 미국 중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의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비를 줄이겠다는 것이 도요타의 1차 목표지만 ‘도요타 하이브리드’를 세계표준으로 삼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지와 모터, 전력을 제어하는 인버터 등으로 구성된 핵심장치를 마쓰다에 제공하고 마쓰다는 이 장치를 얹은 자동차를 2013년부터 연간 10만 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도요타가 2004년과 2006년 경쟁사인 미국 포드자동차와 일본 닛산자동차에 하이브리드 기간장치를 공급한 적이 있지만 실제 판매는 적었다. 기간장치를 본격적으로 외부에 공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와 함께 도요타는 유럽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2010년부터 영국에서 가솔린 자동차 ‘오리스(Auris)’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생산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디젤엔진 자동차가 친환경차로 여겨져 왔으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이 같은 인식을 뒤집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신임사장은 지난달 말 취임 기자회견에서 “(유럽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 비율을 높이겠다”며 이스즈자동차와의 소형 디젤엔진 공동연구 중단을 선언했다.

도요타가 이처럼 자신 있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향후 세계 자동차 소비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 하지만 하이브리드 기술이 가장 앞섰다고 평가받는 도요타여도 비용 절감이라는 난제가 남아 있다. 아직 상용 초기 단계여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생산비가 너무 높아 차 한 대 팔아 남는 수익이 가솔린 자동차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부품을 다른 자동차업체에 대량 공급함으로써 양산 효과를 노리고 있다.

도요타의 이번 결정은 하이브리드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해석이 많다. 특허를 통한 기술의 배타적 소유보다는 기술표준화를 통한 시장 키우기가 단기간에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과 함께 세계 자동차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풀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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