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새 총장 박종원-김남윤 교수 압축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5분


1차투표 과반수 없는 1, 2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새 총장 후보가 박종원 영상원장(49)과 김남윤 음악원장(60)으로 좁혀졌다.

13일 투표(총투표 수 130표, 투표율 96.3%)에서 박 원장이 64표, 김 원장이 55표를 얻었으며 허영일 전 무용원장과 임웅균 음악원 교수는 한 자릿수 득표에 머물렀다. 규정에 따라 과반수 득표(66표)를 한 후보가 없어 1∼3위 후보를 대상으로 2차 투표(20일)가 시행되며 여기서 1, 2위 득표자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추천된다. 한예종 총장은 문화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는 4년이다. 황지우 전 총장은 5월에 물러났다.

박 원장은 ‘구로 아리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원한 제국’을 만든 영화감독 출신이다. 그는 2005년 뉴라이트 싱크넷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2007년 대선 때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시국선언에 이름이 들어가 있다.

박 원장은 “싱크넷 출범 초에 급진적 진보, 낡은 보수를 타파하자는 취지에 동감해 이름을 올렸으나 행사에 참석하거나 활동한 적은 없고 2007년 대선 전에 탈퇴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다 득표에 대해 “최근 몇 년간 한예종의 독립성, 일방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는 교수가 많았기에 예상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 대해서는 황 전 총장과 관련 있는 교수들이 뒷받침한다는 소문이 돈다. 그러나 김 원장은 “황 전 총장 지지 세력이 누군지도 모르고 황 총장 사퇴 성명도 신문에서 봤다”며 “얼굴마담이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나는 누구의 조종을 받는 바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술과 학교만 생각하며 살아온 터에 나서지 않으려다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라는 생각에 출마했는데 흑색선전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종 안팎에서는 2차 투표에서도 득표 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제청권자인 문화부가 인선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2차 투표 결과 득표 수 차가 크면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산적한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는 업무 수행 능력과 황 전 총장의 사퇴 이후 잠복한 갈등을 통합할 만한 리더십을 평가 잣대로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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