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벽 허물고… 계급장 떼고… 현대카드의 힘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5분


‘일하고싶은 기업’ 카드부문 1위
교차근무 - 활발한 소통이 비결

현대카드의 황유노 경영지원본부장은 최근 본부 내 6명의 실장과 함께 커머셜본부를 방문해 하루 동안 근무했습니다. 이들은 커머셜본부의 간부들을 배제한 채 직접 커머셜본부 팀장들의 보고를 받고 업무도 지시했죠. 최재을 IT지원실장은 커머셜본부의 IT사업 아이디어를 냈고 손장익 경영지원실장은 리스크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팀장들도 평소 만나기 힘든 이들에게 필요한 업무 지원을 부탁했다고 하네요.

이는 현대카드가 4월 도입한 ‘홈앤드어웨이’ 제도에 따른 것입니다. 전국 29개 본부 간부들이 다른 본부를 찾아가 팀장들과 일하는 방식이죠. 황 본부장은 “다른 부서 업무는 물론 평소 교류가 없던 다른 본부 사람들을 알 수 있는 기회”라며 “부서 간 의사소통이 활발해지고 업무 시너지 효과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허문 현대카드의 기업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신용카드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문화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현대카드의 임원실과 회의실은 투명유리가 설치돼 안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투명하게 이뤄지며 조직 내 의사소통이 활발해야 한다는 상징적 조치죠. 임원회의인 ‘포커스미팅’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우선입니다. 임원들은 정례 업무보고를 e메일로 대체하고 이 미팅에서는 회사 현안에 대해 ‘계급장을 떼고’ 집중 토론합니다.

최근엔 ‘마켓플레이스’ 제도도 시작했습니다. 매달 둘째 주 목요일에 100여 명의 전 임원이 대강당에 모여 공동 근무를 합니다. 노트북을 들고 와 각자의 업무를 보면서 즉석회의를 열고 곧바로 의사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조직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서로 교류할 기회가 줄어들자 아날로그적인 만남과 서로 간 업무 공유를 늘리자는 것이지요.

황유노 본부장은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이해관계가 다른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없애는 것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물론 기업 성과를 높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정임수 경제부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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