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실업률 7.6% 14년만에 최고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5분


영국의 실업률이 14년 만에 가장 높은 7.6%를 기록했다. 영국국가통계청이 ‘노동시장 통계’를 인용해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5월 실업자는 238만 명, 실업률은 7.6%였다. 분기 실업률 7.6%는 1995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6월 실업수당 청구자는 2만3800명 늘어난 156만 명으로 노동당이 집권한 199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의 질도 나쁘다. 24세 이하 청년실업자는 72만6000명으로 16년 만에 최고였고 실직기간이 1년 이상인 실업자는 52만8000명으로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 1년 이상 실업자 가운데 청년실업자는 13만3000명으로 집계돼 소위 영국에서도 ‘청년 백수’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브렌던 바버 영국노동조합회의 사무총장은 “이번 실업률 통계는 정말 끔찍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바버 사무총장은 “13만3000명의 청년실업자와 함께 50만 명이 넘는 실업자가 최소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전체 취업자는 26만9000명이 줄어든 2900만 명이고 특히 지난 1년간 제조업 일자리는 20만1000개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치들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제대국들이 최근 잇달아 경기회복 청신호를 내놓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라 영국인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런던 H W 피셔사 데이비드 브레거 파트너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골드만삭스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같은 주에 이런 실업률이 발표돼 정말 짜증나고 괴롭다”고 말했다.

영국의 높은 실업률은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영국 내 주택시장 거품이 갑작스레 꺼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통신은 영국의 구직난이 조만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