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방형남]알 카에다와 중국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8분


차이나프리카(Chinafrica·China와 Africa의 합성어)는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을 상징하는 조어(造語)다. 중국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석유 광물 등 자원을 노리고 아프리카에 대한 구애(求愛)를 계속해 중국과 아프리카를 묶는 단어가 생길 만큼 밀접한 사이가 됐다. 양측 교역액은 2000년 100억 달러에서 2006년 550억 달러로 급증했고 내년엔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밀월관계로 아프리카에 대한 외세의 영향력을 상징하던 프랑사프리카(Francafrica·France와 Africa의 합성어)라는 단어도 점차 퇴색했다.

▷기세등등한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에 위기가 닥쳤다. 알제리의 알 카에다 분파인 ‘이슬람 북아프리카 알 카에다(AQIM)’가 아프리카 북부에 진출한 중국인과 중국 사업장에 공격을 지시했다고 홍콩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국제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가 신장위구르 유혈사태를 이유로 이슬람 신자가 대부분인 위구르인을 대신해 대(對)중국 보복을 선언한 것이다. AQIM은 3주 전에는 고속도로 공사장에서 중국인 기술자들을 경호하던 알제리 경찰을 공격해 24명을 살해했다.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알제리에서 진행 중인 각종 건설사업과 5만 명의 중국인이 테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어제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학살이 이뤄진 사실이 없다”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진실을 알게 되면 중국의 대응조치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예외적으로 신속한 반응을 보였지만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한 성전(聖戰)을 촉구하는 이슬람 신자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상황이 만만치 않다.

▷중국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는 데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2006년 4월 라고스를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는 중국이 전 세계를 지배하길 바랍니다. 그때 우리가 여러분 바로 뒤에 있고 싶습니다”라는 헌사(獻辭)를 바쳤다. 중국이 아프리카 지도자 다루듯 알 카에다를 잘 설득해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예측이 어렵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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