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삼성-두산 공격투자 ‘시동’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7분


한화 계획보다 늘려 태양광 등에 올 1조8000억 투자
다른 기업들도 속속 발표… 미래성장동력 찾기 나서

한화그룹이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2% 상향 조정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사업에 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LG그룹도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연구개발(R&D)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는 등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 M&A 실패 딛고 공격 투자로

한화그룹의 ‘공격 경영’이 가장 눈에 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로 주춤했던 한화그룹은 올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2% 늘어난 1조8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2011년까지 모두 4조7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4, 15일 이틀에 걸쳐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주관하고 “상반기 내실경영을 통해 축적해온 능력을 바탕으로 태양광사업이나 바이오사업처럼 미래 성장을 담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9000억 원을 들여 중국과 중동 지역에 석유화학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충남 태안에 리조트를 세울 예정이다. 또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열병합발전소 건립에 3000억 원, 사업용 인프라 매입 및 정보화 사업에 3000억 원, 시설현대화에 2000억 원을 각각 투자하고 R&D에도 12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새 먹을거리 찾아 나선 삼성과 LG

삼성은 그룹 전체 투자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미래 사업에 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미래 먹을거리로 선택한 바이오 시밀러 분야에 앞으로 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1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성장 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협약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앞으로 5년간 5000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한승 삼성전자 전무도 “전문가들로부터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규모 생산 설비를 통한 원가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올해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11조3000억 원의 투자 목표를 밝혔으나 액정표시장치(LCD) 제품 등의 시황 추이를 보며 증액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주로 태양전지, 친환경 자동차용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신규 라인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R&D 분야 투자에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3조5000억 원을 배정했으며 하반기에 1조8000억 원가량을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대기업 투자도 속속 집행

다른 대기업들의 투자도 속속 진행 중이다. 올해 초 작년 수준인 1조5000억 원 투자를 발표했던 두산그룹도 경기 회복 분위기에 따라 투자액이 1000억 원 정도 늘어난 1조60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그룹은 주로 담수 기술, 이산화탄소 포집 등 녹색성장 사업 분야에 신규 기술개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시작한 1조2000억 원 규모의 군산조선소 투자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신성장 사업인 풍력발전에 1000여억 원, 태양광 사업에도 3000억 원을 투자한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포스코도 각각 9조 원과 7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최근 정부의 ‘투자 독려’ 움직임에 대해 당장 투자를 늘리기는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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