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깜짝 실적’… 국내 은행株 힘 받나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7분


JP모간, 은행업종 투자의견 한 단계 상향

“하반기 만기도래 정기예금 재유치가 관건”

세계적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15일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뉴욕 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에 34억4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내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 발표에 힘입어 미국 내에서도 금융주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국내 은행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분기부터 실적 개선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주는 7월 들어 눈에 띄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호조로 은행주 전망 밝아

은행업종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9.06% 오르면서 전기전자(9.68%)와 함께 뚜렷한 강세를 나타냈다. 우리금융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무려 21.07% 올랐고 KB금융(14.48%), 하나금융지주(10.94%), 신한지주(10.69%)도 일제히 급등했다. 15일 증시에서도 은행업종은 4.87% 오르며 전체 업종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증권업계에서 은행주를 주목하는 이유는 대손비용 감소로 2분기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기업 부산 대구 전북 등 9개 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1조 원을 웃돌면서 1분기의 6∼8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행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반전하고 있다”며 “순이자마진은 하락하지만 대손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2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P모간은 14일 국내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JP모간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은행들의 향후 3년간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순이자마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은행들의 과도한 비용지출도 엄격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이자마진 회복 속도가 관건

전문가들은 은행이 얼마나 좋은 실적을 올리는지는 순이자마진(NIM)의 개선 폭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NIM은 금융기관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예대마진과 유가증권 이자 등을 포괄한다.

기준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급락했던 이자 마진이 올해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최근 들어 신규 대출금리가 올라 신규 예대마진이 상승했지만 하반기에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NIM 개선 효과가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예대금리 차 확대가 은행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려면 신규 대출이 꾸준히 늘어나야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면 대출 성장률이 정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하반기 NIM 회복 속도의 가장 큰 변수는 정기예금”이라며 “작년 10월 은행권 전체로 19조 원 이상 늘어난 정기예금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면서 어떻게 다시 유치되느냐가 은행들의 NIM 회복 정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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