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유원상·김혁민 믿으면 뜬다”…인내의 김忍식

  • 입력 2009년 7월 15일 08시 08분


‘롤러코스트 피칭’ 신세대 붙박이 선발 왜?

한화는 올 시즌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 중이다. 특히 마운드에서 유원상(23)과 김혁민(22)이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이들은 롤러코스터 피칭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인식 감독은 이들을 줄곧 선발등판시키며 기회를 준다. 유원상은 올 시즌 16경기(선발 15경기)에 등판해 3승6패, 방어율 6.08을 기록 중이다. 김혁민은 19경기(선발 17경기)에 등판해 7승9패, 방어율 7.75다.

김인식 감독은 “얘들이 나중에 내가 왜 이렇게 기회를 줬는지 알기나 할까”라며 웃었다. “하루 잘 던져 ‘이젠 됐나’ 하면 다음 경기에서 3이닝 8실점한다. 이렇게 기복 심한 투수들도 보기 쉽지 않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과거 김원형(37·SK)과 박명환(32·LG)을 떠올렸다. 쌍방울 감독 시절인 91년, 전주고를 졸업한 김원형은 6경기 등판 만에 첫승을 올렸지만 이후 또 9연패에 빠졌다. 그러다 91년 8월 14일 광주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천하의 해태 선동열과 선발 맞대결을 벌여 1-0 완봉승을 거뒀다. 당시 역대 최연소 완봉승. 그리고는 승승장구하며 시즌 7승11패를 거뒀다. 통산 134승.

김 감독은 “선수는 어느 순간 계기를 만나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될 수 있다. 김원형도 선동열을 이기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박명환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원상이나 김혁민도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OB 감독 시절인 96년 충암고를 졸업한 박명환을 무너져도, 깨져도 선발등판시켰다. 5경기 만에 첫승을 거두면서 3연승을 올렸다. ‘투수가 되나’ 싶었지만 다시 9연패. 그러나 박명환도 결국 에이스로 성장했다.

선수의 성장, 때로는 쉬운 듯하면서도 때로는 지독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과연 유원상과 김혁민이 제2의 김원형, 박명환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들의 어깨에 한화의 미래가 달려있다. 유원상은 일단 최근 2경기에서 내리 호투했다. ‘인내의 달인’ 김 감독은 “몸쪽 승부를 왜 하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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